“초등학교에 총 쏘겠다”…범행직전 ‘대학살’ 예고

SNS 앱으로 알게 된 독일 15살 소녀에게 1대1 메시지 발송

페북 모회사 메타 “사건 발생 후 메시지 확인…수사에 협조”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19명 등 21명을 총격 살해한 샐버도어 라모스(18)가 범행 직전 ‘대학살’을 예고하는 메시지를 온라인으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총격범은 소셜미디어(SNS) 앱을 통해 알게 된 독일의 15살 소녀에게 범행을 앞두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소녀는 이들 언론과 인터뷰에서 라모스와 주고받은 1대1 대화를 공개했다.

이후 라모스는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살상극을 저질렀다.

텍사스 공공안전부는 라모스가 왜 초등학교를 목표로 삼았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라모스는 범행 전날인 23일엔 이 소녀에게 온라인으로 주문한 총알을 배송받았다며 “누군가를 명중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상 통화로 소녀에게 총과 총알이 든 검은 가방도 보여줬다.

소녀가 무슨 일을 할 거냐고 묻자 라모스는 “그냥 기다려봐라”라고 답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소녀는 2주 전 유보(Yubo)라는 소셜 라이브스트리밍 앱을 통해 라모스를 알게 됐다.

미국 초등학교 총격 사건 희생자 가족
(유밸디 AP=연합뉴스) 희생자 유족이 자녀의 사진을 들고 있다.

두 사람은 라모스가 범행 직전 전송한 온라인 메시지 플랫폼 외에 유보와 페이스타임을 통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소녀는 캘리포니아와 그리스의 10대도 라모스와 온라인으로 교류했다며 그가 집에서 홀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친구와 약속도 전혀 없어 보였다고 기억했다.

또 라모스가 자신의 어머니, 할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고 할머니와 누나를 때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녀는 총격 뉴스를 접한 뒤에야 미국의 친구에게 연락해 수사 당국과 접촉했다며 “라모스가 실제로 그런 일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후회했다.

앞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라모스가 페이스북에 총격을 예고하는 글을 3건 올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라모스가 페북에 글을 올린 것이 아니라 일대일 개인 메시지를 이용했다고 정정했다.

메타 대변인은 총격 사건 이후 이 메시지가 확인돼 수사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며 페북 메신저나 인스타그램 등 자사의 어떤 플랫폼을 사용해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애벗 주지사의 발표를 토대로 라모스가 사건 발생 30분 전 첫 번째 메시지를 보냈고 초등학교 도착 15분 전 총기 난사를 예고하는 마지막 메시지를 전송했다고 보도했다.

애벗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범행 당일 라모스 행적도 추가로 공개했다.

라모스는 사건 당시 할머니 얼굴을 겨냥해 먼저 총을 쐈고 다행히 목숨을 건진 할머니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라모스는 조부모와 함께 살던 집에서 뛰쳐나와 초등학교로 차를 몰았다.

AR-15 돌격용 소총으로 무장한 그는 경찰특수기동대(SWAT)가 입는 조끼 등 전술용 장비를 착용한 채 뒷문을 통해 학교로 들어가 4학년 교실 문을 걸어 잠그고 소총을 난사했다.

라모스는 1시간 동안 학교에 머물며 범행을 저질렀고 국경순찰대 전술팀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애벗 주지사는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21명이 숨졌고 17명이 다쳤으며 부상자는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라모스가 정신건강 문제와 범죄 전력이 없는 고등학교 중퇴자였다며 “그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른 사악한 존재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