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아성 캘리포니아서도 민주당 ‘흔들’

샌프란시스코서 진보 성향 검사 퇴출…소환투표 60% 찬성

범죄근절 공약 억만장자 전 공화당원 LA시장 예비선거 1위

진보의 ‘아성’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민주당을 향한 유권자의 강력한 경고가 잇따라 표심으로 표출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7일 진보 성향 지방검사장 체서 부딘이 주민소환 투표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유권자의 60%가 부딘 검사가 범죄 소탕에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소환투표에서 퇴출에 찬성한 것이다.

CNN 방송은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두 도시의 시민들이 안전과 삶의 질 보장, 질서 회복, 노숙자 문제 해결을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민주당에 보냈다”고 분석했다.

NYT도 “샌프란시스코의 진보성향 검사가 소환되고 LA 시장 예비선거에서 공화당원이었던 후보가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은 민주당에 대한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엄중한 경고”라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부딘 검사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2019년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재임 기간 1990년대식 강경 일변도 범죄 대책은 그 효력을 다했다면서 형사사법 제도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의 정책 탓에 공권력이 약해져 살인과 총격, 절도, 증오범죄가 증가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급기야 주민소환 투표로 이어졌다.

CNN 방송은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는 부딘 검사장이 주민의 안전을 희생하면서 진보적인 정책을 추진한다는 우려 속에 그를 소환했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원들도 소환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윌리 브라운 전 시장은 “많은 사람이 길거리에서 위험에 처해있다고 느끼며 그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많은 민주당원이 경찰 개혁을 촉구하는 당내 강성 진보층을 의식해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텃밭 중 한 곳인 LA 시장 예비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카루소 후보는 범죄와 노숙자를 줄이겠다는 공약으로 표심을 파고든 것으로 분석됐다.

카루소 후보는 42.1%를 득표해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이 지지하는 배스 후보를 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예선을 통과한 두 사람은 11월 중간선거에서 맞붙는다.

쇼핑몰 단지 개발 사업으로 부를 쌓은 카루소 후보는 원래 공화당원이었으나 이번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갈아탔다.

하지만, 그는 법과 질서를 수호하겠다는 ‘공화당표’ 정책을 내걸었고 경찰 노조의 지지를 받았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과 LA타임스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LA 유권자가 꼽은 1순위 과제는 노숙자와 범죄 문제 해결이었다.

또 이 조사에서 LA 흑인 남성의 거의 절반이 흑인 여성 후보인 배스 의원보다 카루소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