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만 71개 찾은 영웅쥐 ‘마가와’, 금메달 받았다

아프리카도깨비쥐, 5년간 축구장 20개 넓이 누비며 활약

화약냄새 맡으면 소리내…캄보디아 지뢰밭서 인명 구해

5년동안 캄보디아에서 냄새로 땅속 지뢰 71개를 찾아낸 아프리카도깨비쥐 ‘마가와’가 영광스러운 은퇴를 하게 됐다. 마가와는 그동안 축구장 20개 넓이의 지역을 수색해 지뢰 71개, 불발탄 38개를 찾아냈다.

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은 벨기에 비영리단체 아포포 측의 입을 빌려 “지뢰 수색에 가장 훌륭한 성과를 냈던 아프리카도깨비쥐 마가와가 은퇴한다”고 밝혔다.

아포포는 아프리카도깨비쥐를 훈련해 폭발물을 찾아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가와가 활동했던 캄보디아뿐 아니라, 짐바브웨, 앙골라, 모잠비크 등 전쟁을 겪은 나라에 아프리카도깨비쥐를 투입해 지뢰를 찾아내 제거하고 있다.

아프리카도깨비쥐는 먹이를 땅 속에 파묻었다가 다시 냄새를 맡아 그 위치를 찾아내는 습성이 있는데 아포포는 이 습성을 이용해 화약 냄새를 찾아내도록 훈련시킨 것이다.

훈련을 받은 쥐가 땅속에서 화약 냄새를 맡으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소리를 내 훈련사에게 그 위치를 알리는 방식이다.

그중에서도 마가와는 지금까지 투입된 아프리카도깨비쥐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성과를 보여줬다.

아포포 측은 “마가와는 14만1000㎡에 이르는 지역을 무장해제 시켰으며 이는 축구장 20여 개와 맞먹는 넓이”라며 “71개의 지뢰와 38개의 불발탄을 냄새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가와는 지난해 영국의 한 수의사 자선단체로부터 ‘용맹스럽고 헌신적인 임무를 한 동물을 위하여’라는 글씨가 새겨진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단체 역사상 이 상을 받은 30여 마리 동물 중 쥐는 마가와가 처음이다.

한편 아프리카도깨비쥐는 다 자라도 몸무게가 1.5㎏을 넘지 않아 지뢰 사이를 걸어다닐 수 있고 지뢰를 밟아도 안전하다.

지뢰를 71개나 찾아낸 아프리카도깨비쥐 마가와가 지난해 영국의 한 수의사 자선단체로부터 받은 ‘용맹스럽고 헌신적인 임무를 한 동물을 위하여’라는 글씨가 새겨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아포포 홈페이지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