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강 생명체’ 물곰, 우주정거장 가는 까닭은

NASA, 물곰 5천마리 실은 로켓 내달 6일 발사…야광 오징어도 동승

물곰 유전자, 오징어·미생물 상호작용 분석…인류 우주생존에 활용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해 지구 최강의 생명체로 불리는 1㎜ 크기의 ‘물곰'(Water Bear) 5000여 마리가 다음 달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출발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6월 3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물곰을 비롯한 과학실험용 생물과 장비를 실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28일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완보(느린 걸음) 동물에 속하는 물곰은 남극의 혹독한 추위와 300도에 달하는 열, 우주 방사능을 견뎌내고 생존하는 능력을 보여준 동물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1200종에 달하며 산꼭대기에서 깊은 바다, 남극의 얼음 속까지 지구 곳곳에서 살고 있다.

NASA는 이러한 물곰의 강인한 생명력을 활용해 인간이 우주에서 직면하는 환경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안을 연구한다는 구상이다.

물곰이 우주 방사능에 노출되는 무중력 환경에서 어떤 유전자를 작동시켜 적응하고 생존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인류의 우주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예를 들어 물곰이 우주 방사능에 맞서 많은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이것은 우주비행사들이 항산화 물질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는 점을 연구자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고 전했다.

NASA 연구진인 토머스 부스비 와이오밍대 분자생물학 조교수는 “우주 환경이 주는 스트레스로부터 우주 비행사와 다른 생명체를 보호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은 안전하고 장기적인 우주 정착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밝혔다.

NASA는 물곰뿐만 아니라 야광 능력을 갖춘 3㎜ 크기의 새끼 짧은꼬리오징어 128마리도 우주정거장에 보낸다.

이 오징어는 몸 안에 발광 박테리아가 서식할 수 있는 특별한 기관이 있어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낼 수 있다.

NASA는 오징어의 이런 능력을 활용해 우주정거장의 미세중력 환경이 동물과 미생물 간 상호 작용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인간과 유사한 면역체계를 가진 오징어가 우주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제이미 포스터 플로리다대학 미생물학 조교수는 “사람은 건강한 소화·면역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생물에 의존한다”며 “미생물이 우주 환경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물곰 사진 [NASA 홈페이지 캡처/토머스 부스비 제공]
우주정거장으로 가는 야광 짧은꼬리오징어
[NASA 홈페이지 캡처/제이미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