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여부 조사…태양광 공사 ‘올스톱’

미국 태양광 제조업체 “중국, 관세 피하려고 국적 세탁해 수출”

미국의 태양광 발전시설 건설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 태양광산업협회(SEIA)를 인용해 최근 미국 전역에서 318개에 달하는 태양광 건설 공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에선 1만 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소가 착공 직전 내년 이후로 공사가 미뤄졌다.

현재 미국에서 사용되는 태양광 모듈의 82%는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에서 수입된다.

글로벌 태양광 모듈 시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지만, 미국 업체들은 대부분 동남아산 모듈을 수입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14~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2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문제는 이 모듈은 동남아 국가에서 생산되지만, 실제로는 중국 업체들의 해외 자회사 제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상무부도 지난달 25일 동남아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의 태양광 업체들이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동남아산으로 국적을 세탁해 수출하고 있다는 미국 업체의 문제 제기에 따른 조치다.

만약 상무부가 동남아산 태양광 모듈이 사실상 중국산이라고 판단한다면 중국산과 마찬가지로 높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NYT는 관세가 부과될 경우 태양광 수입업체 입장에선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입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태양광 부품 제조 업계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를 환영하고 있지만, 태양광 발전 업계는 강력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태양광 발전업체인 히케이트 에너지 경영자 닉 벌린저는 “상무부 조사는 재생에너지 업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기후 위기에 대처하겠다는 정부의 목표 달성도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