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확진, 조지아 주의회에 불똥

상원 사법위원회 참석 의원, 보좌관 등에 자가격리 권고

일부는 무시하고 행사 참석…애리조나 주의사당은 폐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소송을 대리하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조지아와 애리조나, 미시간 등 주의회로 불똥이 튀었다.

줄리아니가 최근 이들 경합주에서 대선 사기를 주장하는 각종 행사를 열면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공화당 소속 주의원들과 만났기 때문이다.

7일 AJC에 따르면 지난 3일 애틀랜타 주의사당에서 열린 조지아주 상원 사법위원회의 선거 청문회에 참석한 줄리아니는 마스크를 하지 않은채 상원의원과 보좌관, 일반시민들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치 밀러 상원 의장 대행(공화)은 6일 줄리아니의 확진 뉴스가 보도된 직후 청문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2주간 자가격리를 하라고 권고했다. 밀러 의장은 “줄리아니 전 시장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참석자들의 건강과 복지를 무시한 점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윌리엄 라이건 상원 사법위원장(공화)은 “줄리아니는 상원의원과 보좌관, 언론사 기자, 그리고 일반시민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이야기하고 접촉했다”면서 “당일 청문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보건당국의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청문회에 참석했던 일부 상원의원은 7일 에덴스에서 열린 입법 정책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이같은 권고를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어 항체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아니가 방문했던 애리조나 주의회의 경우 아예 의사당을 1주일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줄리아니는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피닉스의 한 호텔에서 10시간 동안 ‘대선 부정선거 증언자 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줄리아니를 비롯해 공화당 주의원 9명이 패널로 참석했고, 다른 공화당 소속 주의원들도 방청석에 앉았다. WP는 “줄리아니 등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당시 행사에 공화당 소속 폴 고사, 앤디 빅스 연방하원의원도 함께했고 참석자들은 ‘노마스크’ 상태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이어 줄리아니는 이달 1일 애리조나주 상·하원 의장과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와 비공개 회동을 했다. 그 자리에 동석했던 빈스 리치 주 상원의원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줄리아니와 어깨동무를 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후 줄리아니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애리조나 주의회는 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주일간 의회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의회는 의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공지를 통해 “누구도 의사당에서 근무하거나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

줄리아니는 지난 2일 미시간주 공화당 주도로 주 하원 감독위원회에서 열린 대선 불복 청문회에도 5시간 동안 참석했다. 미시간주 공화당 하원 대변인은 줄리아니의 코로나 확진과 관련해 “CDC 지침에 따라 접촉자 추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회까지 폐쇄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대선사기 증언대회 행사에서 포즈를 취한 줄리아니와 애리조나 주의원들
[애리조나주 공화당 트위터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