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코로나로 입원…조지아서 수백명 만나

트럼프 트윗통해 밝혀…경합주 돌며 불복소송-의회청문회 증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 소송을 이끄는 측근 루디 줄리아니(76) 변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뉴욕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장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부패한 선거를 폭로하며 지칠 줄 모르고 일해온 루디 줄리아니가 중국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표현 대신 자신이 평소 전염병의 발원지로 비난해온 중국을 거론,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썼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줄리아니 변호사가 곧 나아질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abc 뉴스는 줄리아니 변호사가 병원에 입원했지만, 감염 시기나 현재 건강 상태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줄리아니 변호사가 워싱턴DC 소재 조지타운대 병원에 있으며, 아직 입원 전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의 감염 사실은 백악관 직원으로 일하는 자신의 아들 앤드류가 지난달 2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지 약 2주 뒤에 나왔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그는 지난달 말에는 트럼프 캠프의 보리스 엡슈타인 고문과 함께 실내에서 장시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했는데, 엡슈타인 고문은 지난달 25일 코로나19 감염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줄리아니 변호사는 이후에도 자가 격리는 하지 않고 공개 활동을 해왔다. 그는 캠프 법무팀의 제나 엘리스 변호사와 함께 전국을 누비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AJC에 따르면 줄리아니는 지난 3일 애틀랜타 조지아 주의사당에서 열린 주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했으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채 의회 및 공화당 인사를 포함한 수백명과 접촉했다.

그는 성공한 변호사에 뉴욕시장까지 지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서 활동하며 최근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1994∼2001년까지 뉴욕시장을 지냈으며, 특히 2001년 9·11 테러 당시 리더십을 발휘해 ‘미국의 시장’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3 대선이 끝난 뒤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각종 소송을 제기했으며 불복 소송을 이끌 책임자로 줄리아니를 임명했다.

트럼프 캠프 법률고문으로 활동해온 줄리아니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패배를 뒤집기 위해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경합주를 돌아다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줄리아니는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에서는 주 의회에 나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각 주 의회의 청문회에 출석하며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미시간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서는 공방 도중 두 차례 방귀를 뀐 게 입방아에 올랐다.

이 소리는 현장 마이크를 통해 영상에 담겨 그대로 전달됐고,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줄리아니 변호사를 조롱하는 글이 퍼졌다.

앞서 지난달 19일 트럼프 법무팀을 대표해 대선 개표에 문제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에서도 뜻밖의 장면에 초점이 맞춰졌다.

회견 도중 줄리아니 변호사의 볼을 타고 염색약이 섞인 검은 땀이 흘러내린 것이다.

앞서 줄리아니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심판까지 이어진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도 연루 의혹이 제기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아들 헌터가 이사로 있던 우크라이나 에너지 업체 부리스마에 대한 현지 검찰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친 것이다.

최근에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퇴임 전 ‘선제적 사면’을 받을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줄리아니는 이날 오전에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여러 주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설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을 되풀이했다.

불복 소송이 잇따라 법원에서 기각되는 등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줄리아니의 감염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소송 진행에 더욱 어려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