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난에 차고 문·거터 없는 집 판매

자재 조달 어려움에 건설업자들 ‘선입주 후설치’ 약속

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이 미국 주택 건설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차고 문이나 홈통이 미설치된 상태의 주택이 미리 팔리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신문은 주택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공급량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으로 주택 자재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주택시장 조사업체인 존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조사 기준 주택 건설업체의 90% 정도가 주택 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주 리버뷰 소재 업체인 웨스트베이는 예전에는 통상 60일 전에 확보했던 창틀을 이제는 6개월 전부터 주문하고 있다면서 자재난이 심해지면서 건물 준공 시기도 예전보다 30∼60일 정도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소재 주택업체인 윌리엄스 홈스도 지난해 500채의 주택 건설을 계획했으나 완공한 주택은 400채에 그쳤다면서 사상 유례없는 공급난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시는 지난해 11월 차고 문 공급부족 상황을 고려해 임시 차고 문을 설치한 상태에서 사용승인을 내줄 수 있도록 한시적 예외 규정을 제정하기도 했다.

저널은 건설업체들이 자재 부족에 시달리면서 지난해 11월 기준 건설 중인 단독주택도 공정 지연으로 전년 동기보다 28.3% 늘어난 상태라면서 자재 부족에 따른 공정 차질이 인력난 심화로 이어지는 등 주택건설업계에 ‘도미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난으로 인한 자재 가격 상승이 주택 건설비용 증가로 이어져 구매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면서 지나친 집값 인상이 수요 감소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신축주택 중간가격은 1년 전보다 18.8%나 급등한 41만6900달러(약 5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