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합의, 숨은 주역은 한인 변호사

애틀랜타 스튜어트-밀러-스미스 로펌, 플로이드 가족 변호맡아

로펌측 “”경찰과잉 대응 전문’ 다이애나 리 변호사가 일등공신”

“억울한 사형수, 감옥내 폭력 등 목격하며 약자 인권문제 관심”

연합장로교회 출석…어머니 “쉽지 않은 일 감당위해 기도 부탁”

지난해 5월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유족이 미니애폴리스시로부터 2700만달러의 배상금을 받은 ‘역사적 합의’가 나온 가운데 이 합의의 ‘숨은 주역’이 한인 여성 변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민권(civil rights) 전문 로펌인 애틀랜타 스튜어트-밀러-스미스 로펌(Stewart-Miller-Smith Trial Attorneys)은 민권 변호사 벤 크럼프와 함께 플로이드의 유족의 의뢰를 받아 지난 12일 합의를 이끌어 냈다. 2700만달러의 배상금은 정부 대상 사망 배상금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금액이다.

로펌 대표인 L. 크리스 스튜어트(L. Chris Stewart) 변호사는  “이번 합의는 앞으로 흑인 사망했을 때 그들에 대한 평가와 민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면서 “이 일은 미국 전역의 지역사회의 결정으로 연결돼야 한다. 시의회나 시장이 시민권을 억압하는 정책들을 바꾸고 싶을 때 그들은 이제 왜 그래야 하는지 2700만개의 이유를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L. Chris Stewart, said “the size of the settlement “changes evaluations and civil rights for a Black person when they die. And what happens is that trickles down to decisions in the communities across this country. When there is a city council or a mayor deciding, ‘Oh, should we get rid of no-knock warrants, should we get rid of chokeholds, do we want to change these policies?’ They have 27 million reasons now why they should. And that will make decisions happen. That will make accountability happen.”)

Kyle Nelson (from left), Alexa Ely, Chris Stewart, Madeleine Simmons, Justin Miller, Michelle Gilboe and Scott Masterson. (Courtesy photo via Law.com)

또한 스튜어트 변호사는 합의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카메라 앞에 서서 주목을 받은 것은 우리지만 사실 이번 합의의 숨은 영웅(unsung hero)은 다이애나 리 변호사이다”라고 밝혔다.

스튜어트 변호사는 “민권문제와 시정부, 학교 등에 대한 당신의 기여와 노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조지 플로이드 가족을 위해 당신이 한 일에 대해 감사하며 우리는 당신과 함께 일하게 돼 행운이다”라고 이 변호사를 극찬했다.

스튜어트 변호사 소셜미디어 캡처

 

이 변호사는 애틀랜타 출신으로 에모리대학교 학부와 머서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한 뒤 로컬 정부와 경찰조직, 공무원 등을 대변하는 로펌에서 일해오다 2년전 스튜어트-밀러-시몬스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변호사는 머서대 로스쿨 시절 가정폭력을 벗어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수감자들을 돕는 법률 봉사 프로그램인 ‘하비어스(Habeas) 프로젝트’에 참여해 한 사형수의 형집행을 막기 위해 노력했었다.

이 변호사의 어머니인 이경혜씨(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 집사)는 기자에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형이 집행되자 다이애나가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또한 다이애나가 돕던 다른 수감자 한명이 감옥내 폭력으로 희생되자 약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각오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크리스 스튜어트, 매들린 시몬스, 저스틴 밀러 변호사(오른쪽부터)/Facebook

 

이씨는 이어 “다이애나가 사회적 약자들이 제대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과중한 처벌을 받거나 감옥 내에서 부당하게 목숨을 잃는데 이들의 반대편에 서서 정부와 경찰관들을 변론하는 일을 하며 매일 눈물을 흘렸다”면서 “결국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한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대견한 일을 해내 기쁘다”고 말했다. 이씨는 “하지만 쉽지 않은 곳에서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있으니 많은 기도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조지 플로이드 사건 합의를 이끌어낸 스튜어트-밀러-스미스 로펌은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월터 스캇 사건을 맡아 가족들을 위해 650만달러의 배상금을 받았고, 조지아주 이스트포인트 경찰의 테이저건에 사망한 그레고리 타운스 가족을 변호하는 등 굵직한 민권 소송을 도맡아왔다.

특히 지금도 조지아주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아모드 아베리 살해사건을 맡아 아베리의 어머니 완다 쿠퍼-존스를 대리하고 있기도 하다.

이상연 대표기자, 윤수영 기자

연합장로교회에 출석한 다이애나 리 변호사, 어머니 이경혜씨, 동생 그레이스 리(오른쪽부터)/가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