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하이힐 트럼프’, 파우치 해고법 발의

“미국인 오도했다” 주장…트럼프 정계 복귀 노림수 분석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투쟁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박사를 해고해야 한다는 법안이 연방 의회에 발의됐다고 AFP 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일명 ‘파우치 해고법’이라 불리는 이 법안은 미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주)을 중심으로 몇몇 소수 공화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했다.

법안 요지는 정부로부터 받는 파우치 박사 급여를 ‘0’으로 줄여 사실상 그를 해고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상원의원이 해고된 그를 대체할 전문 인력을 지정하도록 했다.

로널드 레이건 정부부터 조 바이든 정부까지 7명의 대통령을 보좌한 파우치 박사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코로나19 대응에 제 역량을 발휘해 전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왔다.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파우치 박사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해 모순된 충고를 했고, 또 미국인을 오도했다며 그를 비판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미흡이 대선 패배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적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우치 박사를 희생양으로 정계 복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노골적인 트럼프 추종으로 ‘하이힐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린 하원의원은 이날 취재진을 향해 “파우치 박사는 미국인이 선출한 것 아니다. 그는 우리 경제를 이끌고 부모의 자녀 교육을 지배하도록 선택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그는 지난 1년간 우리 삶을 매우 통제했다”고 말했다.

그린 하원의원은 파우치 박사가 미국인을 오도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국 우한 연구소 유출설 등을 일축했다는 내용이 담긴 그의 이메일을 공개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해당 메일이 공개되자 백악관은 즉시 파우치 박사를 옹호하며 그를 “전염병 대응에 있어 부정할 수 없는 자산”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법안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에서 표결 받지 못할 것이라고 AFP는 관측했다.

공화당 그린 하원의원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