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사태, 용서하지만 잊을 수는 없다”

조지아 찾은 한국 외교대표단 “신뢰 회복 위해 재발 방지가 핵심”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와 한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이 2일 조지아주를 방문해 지난 9월 현대차 전기차 공장에서 있었던 대규모 이민 단속 사태와 관련해 “용서할 수 있지만, 잊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미 간 오랜 경제 협력 관계를 위협했던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한 제도적 개선을 요구한 것이다.

이성환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국장은 이날 AJ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깊은 파트너십을 신뢰하지만, 그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선 이번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기술자들은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으러 오거나 영주하려는 것이 아니다. 미국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소중한 인력”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사바나 인근 현대차 메타플랜트에서 실시된 이민 단속으로 고숙련 한국 엔지니어를 포함한 300명 이상이 구금됐다.

공장 설비 설치와 기술 이전이 한창이던 시점에 발생한 사건은 양국 간 신뢰에 큰 충격을 줬고, 조지아주 최대 규모 경제 개발 프로젝트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한국 대표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과거는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반복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AJC는 전했다.

조지아주는 한국을 연간 175억 달러 규모의 교역 파트너로 꼽고 있다.

현대차, 기아, SK온, 한화큐셀 등 한국 기업들은 조지아 전역에서 수천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이 국장은 “이 관계는 한국 기업에게 산소 같은 존재”라며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를 한국이 돕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전문가들도 정책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씽크탱크 AEI의 라이언 페다시우크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미국의 낡은 비자 시스템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교훈 삼아 제도를 고치지 않으면 한미 산업 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대표단을 이끈 강경화 주미대사는 1일 조지아텍 패널에서 경제·기술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금은 양국 관계가 더 결속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2일 현대차 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미국 측에 긴밀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 국장은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과거로 넘기고 싶다. 하지만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변화가 행동으로 확인될 때 비로소 진정한 신뢰가 회복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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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강경화 주미대사(가운데)가 1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국제위원회 애틀랜타 만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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