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비판적 역사수업’ 금지 결의안 통과

주교육위, 찬성 11표 대 반대 2표로 가결…당장 구속력은 없어

“미국 부인하는 교육” vs “인종차별 역사 부정” 찬반 논의 치열

조지아주 공립학교가 백인의 인종차별을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 비판하는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AJC에 따르면 조지아주 교육위원회는 3일 공립학교에서 사실상의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 교육을 금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11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비판적 인종 이론’은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가 개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미국 사회 및 법률 차원의 구조적 문제라고 분석하는 역사관이다.

이 이론의 지지자들은 미국 내 빈부격차, 인종 간 불평등, 인종차별은 백인 위주의 사회 공공정책 및 법률 체계에서 비롯된 것이며 학교 수업 시간에 이에 대한 개념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보수 진영은 이 이론이 과거의 잘못을 모두 백인에게 떠넘기고 반백인 정서를 부추기며 미국의 역사를 부정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결의안에는 ‘비판적 인종 이론’이라는 표현이 명시되지 않았으나, “학생 본인의 인종 정체성으로 인해 죄책감, 불안, 심리적 압박을 초래하는 인종 교육을 수업 시간에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결의안 내용은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결의안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조지아주 보수 진영은 주 교육위원회 결의안을 환영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미국을 부인하는 위험한 교육 이론은 조지아주 교실에서 발붙일 곳이 없다”고 결의안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케네스 메이슨 교육위원은 “(이 결의안은) 오랫동안 인종차별을 겪어온 사람들에게 입다물라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지아대(UGA) 법대 힐렐 레빈 교수는 “교육위의 결의안은 당장 구속력은 없지만 향후 주 교육부 규정으로 도입되면 이를 위반하는 교사는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 플로이드와 레이샤드 브룩스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규탄 시위대가 지난해 6월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마틴 루서 킹 비폭력사회변화센터’ 앞에서 거리행진을 벌인 뒤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