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I 공개 자료 기준 2000년 이후 피해자 대부분 유색인종…아시아계는 김준기씨가 처음
애틀랜타 벅헤드 시니어 아파트에서 90세 한인 김준기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은 피고인 무죄 판결로 사실상 미제로 남았다. 그런데 이 사건은 조지아주에 이미 적지 않은 미제 살인사건이 존재한다는 현실을 다시 드러냈다.
조지아주 수사국(GBI)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해결되지 않은 살인사건 피해자는 최소 24명이다.
이름도, 나이도, 죽음의 방식도 모두 다르지만 이들의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유색인종이었고, 전국적 언론의 주목 없이 잊혀졌다는 것이다.
◇ 이름들
2003년 1월, 켈빈 맥더피(Kelvin McDuffie)의 시신이 에덴스-클라크 카운티 올림픽 드라이브 인근에서 발견됐다. 같은 해 3월에는 더글러스 커피카운티에서 바르톨로 살레스 클라우디오(Bartolo Salez Claudio)가 총에 맞아 숨졌고, 같은 달 말 인근 주소에서 히스패닉 남성 6명이 총격을 당해 호세 루이스 가이탄(Jose Luis Gaitan), 라몬 오비노(Ramon Obino), 후안 카마초 레센데스(Juan Camacho Recendes), 나보르 레센데스(Nabor Recendes) 4명이 사망했다. 생존자들은 범인을 흑인 남성으로 묘사했고 몽타주까지 작성됐지만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2004년 2월에는 링컨카운티 링컨턴에서 스콧 아르투로 카스티요(Scott Arturo Castillo)가 자택 밖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해 4월, 포사이스카운티 커밍의 미용실에서 일하던 38세 패트리스 엔드레스(Patrice Endres)가 영업 중 갑자기 사라졌다. 점심은 손도 대지 않은 채로, 차 열쇠는 그대로 남겨진 채로. 1년 뒤 인근 교회 뒤편 숲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결혼반지는 끝내 찾지 못했다.
2005년 7월에는 스톤마운틴파크 서쪽 출입구에서 야간 근무 중이던 아니타 레드몬(Anita Redmon)이 총격으로 숨졌다. 수사기관은 현상금 5만5000달러를 내걸었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같은 해 9월, 톰스턴 업슨카운티에서는 78세 알린 아이비(Arlene Ivey)의 시신이 포테이토 크리크에서 발견됐다. 자택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뒤집혀져 있었다.
2006년 9월에는 커피카운티 더글러스의 스포츠 용품점에서 39세 도리스 워렐(Doris Worrell)이 총격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남편이 잠시 외출한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2007년 10월에는 애선스에서 오딜론 카브레라-데파스(Odilon Cabrera-Depaz)가 총격으로 사망했다.
2008년 5월, 롱카운티에서는 윌리엄 프랜시스 그린우드(William Francis Greenwood)가 자택 앞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2009년에는 세 건이 더 쌓였다. 블레어스빌 유니언카운티에서 38세 크리스티 콘웰(Kristi Cornwell)이 산책 중 납치됐고 2011년 숲속에서 유해로 발견됐다. 브랜틀리카운티에서는 앤절라 던 매카티(Angela Dawn McCarty)가 실종됐다가 4년 뒤 하이웨이 110 인근 숲에서 유해로 확인됐다. 12월에는 박슬리 클럽 주차장에서 크리스토퍼 야브로(Christopher Yarbrough)가 총격으로 숨졌다. 당시 클럽 안에는 1000명이 넘는 인파가 있었다.
2010년 3월, 커피카운티 더글러스의 휴대폰 매장에서 네 아이의 엄마 산드라 라트레일 로빈슨(Sandra Latrail Robinson)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영업시간 중이었다. 2011년 3월에는 토코아에서 46세 로버트 리 시몬스 주니어(Robert Lee Simmons Jr.)가 자택에서 숨진 채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2012년에는 두 건이 더 발생했다. 3월, 버크카운티 지라드의 자택에서 에이미 엘리슨(Amy Ellison)이 총격으로 숨졌다. 가장 먼저 시신을 발견한 것은 그녀의 자녀였다. 8월에는 게인즈빌 고등학교에 다니던 16세 한나 트루러브(Hannah Truelove)가 아파트 뒤편 숲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2013년 7월에는 존스카운티에서 마르키스 드숀 로슨(Marquis Deshaun Lawson)이 도로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 결과 대형 트럭에 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2014년에는 두 건이 더 추가됐다. 3월, 토코아에서 28세 몬테비어스 플렌탈(Montevious Flentall)이 자택에서 살해됐다. 8월에는 레이크시티 아파트 계단에서 22세 카다리우스 베일리(Kadarius Bailey)가 음악을 들으며 앉아 있다가 총에 맞았다.
2015년 12월, 커피카운티에서 19세 가브리엘 더글러스(Gabriel Douglas)가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열린 파티 중 총격으로 숨졌다. 2016년 8월에는 홀카운티 플로어리브랜치에서 리코 블레드슨(Ricko Bledson)이 자택 앞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앳킨슨카운티 윌라쿠치에서 키리 허시(Kiree Hersey)가 심야에 도보 이동 중 사라졌고 이듬해 2월 유골로 발견됐다.
2019년 3월에는 찰턴카운티에서 콘서트를 마치고 주차장을 나서던 쉬타 일레인 헤린(Sheeyta Elaine Herrin)이 총격으로 숨졌다. 그리고 2020년 8월, 귀넷카운티 노크로스에서 타일러 홀(Tyler Hall)이 자택 안에서 총격으로 사망했다. 강제 침입 흔적은 없었다.
◇ 25번째 이름
이 목록의 피해자들 가운데 아시아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GBI 기준으로 보면 김씨는 이 목록의 사실상 25번째 피해자가 된다. 동시에 2000년 이후 조지아 미제 살인사건 피해자 가운데 아시아계로는 처음 이름을 올린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사건의 장소와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상당수가 유색인종이었고 언론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사건이 잊혀졌다는 점이다.
김준기씨 사건은 이런 흐름 속에서 또 하나의 기록이 됐다. GBI 기준으로 보면 김씨는 2000년 이후 조지아 미제 살인사건 피해자 24명에 이어 사실상 25번째 피해자가 됐다. 동시에 아시아계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기록되는 사례이기도 하다.
수사기관은 사건 해결을 위해 시민들의 제보를 계속 요청하고 있다.
조지아수사국은 미제 사건과 관련한 제보를 GBI Tipline 1-800-597-8477로 접수하고 있으며 온라인 제보는 gbi.ga.gov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