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등 경제재개 위해 코로나 통계 손대

검사수 뻥튀기에 정점 조작·우하향 그래프 연출까지

실태 오판 위험…봉쇄해제 속 누적사망 11만명 예상

주정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에서 벗어나려고 통계를 분식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9일 AP통신에 따르면 조지아를 비롯해 버지니아, 텍사스, 버몬트, 플로리다, 조지아 주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꺾이거나 더 많은 검사를 하는 것처럼 실제와 다른 통계를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대중을 속이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이 같은 행태는 경제활동 재개의 기준으로 미국 연방 정부가 제시한 권고 때문으로 관측된다.

연방 정부는 각 주 정부가 경제활동을 재개하려면 14일 동안 감염자의 수가 감소해야 하고 대량검사·감염자 추적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버지니아, 텍사스, 버몬트 주는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사람을 판정하는 감염검사와 과거에 앓은 사람을 찾는 항체검사의 수를 합산해 검사규모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들 주는 검사가 대규모로 이뤄지는 모양새를 취했으나 확산의 실태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코로나19 현황판을 만들던 데이터 과학자가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통계조작 지시를 거부했다가 해고되기도 했다.

조지아 주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 그래프를 날짜순이 아닌 내림차순으로 정리해 확산세가 꺾이는 모양새를 꾸며냈다.

4월 26일 다음에 5월 7일, 그 뒤에 5월 3일을 이어붙이는 식으로 매끄러운 둔화를 연출한 이 그래프는 하루 만에 삭제됐다.

미생물학 박사학위 소지자인 재스민 클라크(민주) 조지아 주 하원의원은 “매우 나쁜 짓”이라며 “데이터를 얘기에 맞게 꾸미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지아 주는 신규 확진자를 판정이 나온 날이 아닌 증세가 처음 나타난 날짜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통계를 작성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을 지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런 관행은 여러 주에서 나타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주 정부의 통계 분식 때문에 실제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정치인, 기업인, 시민이 결정에 나설 때 코로나19가 실제보다 효과적으로 억제되는 것으로 오인할 위험이 있다고 해설했다.

미국에서는 20일 코네티컷이 50개 주 가운데 마지막으로 봉쇄령을 풀면서 전역이 부분 재가동에 들어갔다.

일부 주는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채 정점이나 그 전에서 봉쇄완화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마비된 경제활동이 기지개를 켜면서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낙관이 나오지만 보건에서는 비관이 쏟아진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의 코로나19 예측기관은 다른 기관 9개의 모델분석을 종합해 앞으로 25일 동안 2만2천명이 숨져 다음달 15일에는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1만3천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 수는 이날 현재 152만8000여명으로 세계 최악의 피해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봉쇄해제 시위[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