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셧다운 피했다…1.2조달러 예산은 진통

민주당 내 협상 교착으로 하원 표결 연기

진보파 “3.5조달러 사회복지안 합의부터”

미 하원의 임시예산안 처리 후 법안에 서명한 펠로시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하원의 임시예산안 처리 후 법안에 서명한 펠로시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의 임시지출 예산안 처리로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를 가까스로 피했으나 출범 후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1조2000억달러(약 1400조원) 인프라 예산은 난항을 겪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당초 하원이 30일 상원 관문을 넘어온 인프라안의 표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튿날인 1일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AP·AFP통신과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민주당 하원 ‘넘버2’인 스테니 호이어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 하원이 의장의 요청에 따라 이날 휴회에 들어가며 1일 오전 9시30분 이후에 다시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상원 관문을 통과한 1조2000억달러 안은 다리와 철로, 공항, 항만, 수로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것이며, 더 광범위한 3조5000억달러 안은 교육과 의료 등 사회복지 확대와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다.

이날 임시지출 예산안 처리 이후 하원이 인프라안으로 눈을 돌린 가운데 이 안에 반대해 온 진보성향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의지가 여전히 확고하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진보성향 의원들이 현황 점검을 막 마쳤으며 확보된 반대표 수에 변함이 없다고 CNN에 전했다.

하원 진보코커스(CPC) 의장 프라밀라 자야팔 의원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만난 이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늘 그랬던 것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조5천억 달러 예산안 처리에 대한 보장이 없으면 코커스 소속 의원들 절반 이상이 1조2천억 달러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 경우 반대표는 45∼50표에 이를 수 있다.

반면, 공화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3조5천억 달러 예산의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고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의 중도성향 상원의원 조 맨친과 커스틴 시네마도 3조5000억 달러는 과도하다며 맞서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맨친 의원은 이날 저녁 시네마 의원과 만나 두 예산안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자신이 수용 가능한 사회복지안 예산 상한이 1조5000억 달러라고 밝혔다.

중도성향의 맨친 상원의원이 시네마 의원과 회동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AP=연합뉴스]

중도성향의 맨친 상원의원이 시네마 의원과 회동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AP=연합뉴스]

펠로시 하원의장이 민주당 내부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에 관한 진전 상황을 확인하고자 펠로시 의장과 대화했다고 한 정부 고위 관리가 CNN에 말했다.

표결이 연기된 이후 백악관은 1일 아침 일찍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안 협상을 위한 작업이 재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주 많은 진전이 이뤄졌으며 우리는 어느 때보다 합의에 가까워졌다”며 “하지만 도달하지는 못했으며, 우리는 일을 마무리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이날 연방정부 기관들에 한시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임시지출 법안을 처리했으며 바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서명해 연방정부는 셧다운 사태를 면하고 12월 3일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