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 초대형 업체에 도전장

사우스웨스트항공, 내년 시카고·휴스턴 공항 모두 취항

견실한 재무구조 강점…작은 공항서 독보적 위상 구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항공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인 저비용 항공사(LCC)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이 풀서비스 초대형 항공사(FSC)들에 도전장을 던졌다.

13일 시카고 트리뷴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 중서부 항공 교통의 관문으로 불리는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ORD)과 휴스턴 최대 공항 조지 부시 인터콘티넨탈 공항(IAH)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현재 시카고와 휴스턴의 2위 공항인 미드웨이국제공항(MDW)과 하비공항(HOU)에 각각 취항하고 있다.

시카고와 휴스턴의 최대 공항으로 서비스를 넓히고 두 도시 양대 공항에 모두 취항하게 되는 셈이다.

AP통신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초대형 풀서비스 항공사들과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오헤어공항은 유나이티드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의 허브공항이고, 부시공항도 유나이티드항공이 지배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2일 “곧 구체적인 노선과 일정, 운임 등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최고사업책임자(CCO) 앤드루 와터슨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각 항공사가 재정난을 겪고 있으나, 자사는 미국 양대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아메리칸항공보다 재무 구조가 견실한 상태에서 팬데믹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출장자 의존도가 애초 낮았다는 점도 코로나19 타격 최소화에 도움이 됐다.

와터슨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새로운 서비스에 투입할 유휴 항공기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985년 시카고 미드웨이공항에 취항을 시작,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전까지 하루 260편의 항공편을 운행했으나 오헤어공항에는 발을 내디딘 적이 없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설립 당시 취항지였던 휴스턴 부시공항의 경우 16년 만의 취항 재개가 된다. 이 항공사는 1980년대부터 부시공항과 하비공항에 동시 취항하다 2005년 부시공항에서 철수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항공기 보유 규모 면에서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에 이은 4위, 이용객 규모로는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에 이은 3위에 올라있다.

1971년 텍사스주 댈러스를 기반으로 설립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한동안 혼잡한 주요 공항에 취항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작은 공항에서 독보적 위상을 구축하는 전략을 추구했다. 또 대부분의 경우 각 도시당 한 공항에만 취항했다.

그러나 사세를 확장하면서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뉴욕 라과디아 공항 등 초대형 공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고 한 도시 내 2개 이상 공항에 취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기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