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LA 대한항공, 폐식용유로 난다

GS칼텍스, 네스테사 바이오항공유 공급…정부, SAF 품질 기준 마련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바이오항공유(SAF) 실증 운항기념식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바이오항공유(SAF) 실증 운항기념식

 

폐식용유나 생활 폐기물 등으로 만든 친환경 항공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항공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범 운항에 돌입한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를 급유해 3개월간 시범 운항을 한다고 5일 밝혔다.

SAF는 ‘지속가능 항공유’라는 의미로, 기존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기존 항공유와도 혼합해 사용할 수 있다.

실증 운항을 위해 대한항공 보잉 777F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SAF)가 급유되는 모습
실증 운항을 위해 대한항공 보잉 777F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SAF)가 급유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이날 첫 시범 운항에는 오후 5시 4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대한항공 KE207편(B777F)이 투입된다.

우선 SAF를 2% 섞은 항공유를 급유, 한 달에 2차례씩 3개월간 총 6차례 시범 운항을 한다.

시범 운항에 사용하는 SAF는 대한항공과 바이오항공유 실증 추진 협약을 맺은 GS칼텍스가 공급한다.

GS칼텍스는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NESTE)사가 생산한 바이오항공유를 국내 최초로 공급받아 대한항공 화물기에 급유한다. 이 제품은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등 국제 품질 기준을 충족한 바 있다.

항공기에 주유된 SAF
항공기에 주유된 SAF [대한항공 제공]

이번 SAF 시범 운항은 지난 6월 민관합동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결정된 바이오연료 실증계획의 후속 조치다.

이 계획에 따라 국토부와 산업부,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한국석유관리원, GS칼텍스와 항공사 지상조업사인 한국공항이 시범 운항에 필요한 항공기·운항노선을 선정하고, SAF 급유·운항절차 등을 마련했다.

국토부와 산업부는 시범 운항에서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SAF 혼합 비율을 포함한 품질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작년부터 항공유에 SAF를 1% 섞어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는 오는 2025년부터 SAF를 2% 혼합하도록 한 뒤 비율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SAF 급유 체계
SAF 급유 체계 [국토교통부 제공]

유경수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이번 시범 운항은 우리나라의 SAF 상용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신성장 사업을 향한 도약이 될 것”이라며 “탄소 감축을 위한 세계적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SAF의 생산과 사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법민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정부는 우리 업계가 친환경 바이오연료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은 “향후에도 바이오항공유 활성화 기반 조성을 위해 고객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사미 야우히아이넨 네스테 재생가능항공유 총괄 부사장은 “항공산업 분야의 탄소중립 달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실증 사업을 계기로 네스테와 GS칼텍스, 대한항공 간의 협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