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발언 일삼던 공화 9선의원 경선 패배

“백인우월주의가 모욕적이냐” 스티브 킹, 하원 떠날 처지

인종차별 발언을 일삼아온 미국 공화당의 9선 하원의원 스티브 킹이 경선(프라이머리)에서 패배해 하원을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킹 의원은 지역구인 아이오와주 제4선거구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득표율 36.0%(2만8천977표)로 랜디 핀스트라 주 상원의원(45.7%·3만6천797표)에 9.7%포인트 뒤처진 2위를 기록하며 패배했다.

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패배를 인정하는 영상을 올렸다.

언론들은 킹 의원이 경선에서 진 이유로 잇단 인종차별 발언을 꼽았다. NYT는 그의 패배 소식을 전하며 그를 “인종차별 발언을 해온 역사가 있는 9선 의원으로 최근에야 당에서 ‘버림받은 존재'(Pariah)가 됐다”고 소개했다.

킹 의원은 지난해 NYT 인터뷰에서 “백인민족주의, 백인우월주의, 서구문명 같은 단어가 어떻게 모욕적일 말이냐”고 말했다가 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발언이 나오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조차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라”고 힐난했다. 공화당은 킹 의원의 법사위원회와 농업·중소기업위원회 위원직을 박탈하기도 했다.

그는 백인우월주의 발언이 있고 한 달 뒤에도 강간이나 근친상간 없이 인류가 존속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하면서 급기야 퇴진 요구를 불렀다.

그는 이외에도 2015년 독일의 반(反)이슬람 극우파 정치인을 의회로 초청하거나 2018년 ‘네오나치’와 연계된 캐나다 토론토시 시장 후보를 “훌륭한 후보”라고 치켜세우는 등 인종차별 발언과 행동이 많았다.

킹 의원의 패배는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의 목을 짓눌러 사망케 한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 주목받는다.

로이터 통신은 “이전까지 킹 의원은 선동적인 발언에도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하원에 입성해왔다”면서 “그의 이번 패배는 흑인 남성 사망 규탄시위가 주요 도시들로 확산한 상황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킹 공화당 하원의원.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