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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단속 신고할거야” 괴롭힘에 11세 소녀 자살

텍사스 6학년생…동급생들 “ICE가 부모 추방하면 너만 남을 것” 위협

텍사스주의 11세 소녀가 학교에서 가족의 이민 신분을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학교가 괴롭힘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학교의 책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19일 CNN에 따르면 쿡카운티에 거주하는 조슬린 로호 카란자(Jocelynn Rojo Carranza, 11)양은 지난 8일 사망했다. 이는 어머니 마르벨라 카란자(Marbella Carranza)가 딸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한 지 5일 만이었다.

카란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불법 이민자이기 때문에 부모가 추방될 것”이라는 조롱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그 아이들은 ‘네 부모를 이민 당국(ICE)에 신고할 거야. 그러면 넌 혼자 남겨질 거야’라며 괴롭혔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족의 이민 신분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카란자는 딸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던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사망 후에야 딸이 학교에서 상담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카란자는 학교 측의 무책임한 태도가 딸의 죽음으로 이어졌다며 강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조슬린이 다니던 게인즈빌 중학교는 이 사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게인즈빌 교육청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학교는 모든 괴롭힘 신고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조슬린이 겪은 괴롭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한편, 경찰은 학교 괴롭힘과 관련된 혐의로 공식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슬린의 장례식은 지난 19일, 그녀가 세례를 받았던 성 마리아 가톨릭 교회에서 열렸다. 친구와 가족들은 조슬린의 사진이 새겨진 흰색 스웨트셔츠를 입고 애도했고 교회 측은 “조슬린은 세상의 잔혹함을 이해하지 못했던 어린아이였다”고 추모했다.

그녀가 다녔던 쿡 카운티 소년소녀클럽(Boys & Girls Club of Cooke County) 관계자들은 “조슬린은 친절하고, 다정하며, 친구들에게 늘 힘이 되어 주었다”고 회상하며 “그녀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줄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미국 내 학교 괴롭힘(bullying) 문제는 최근 몇 년 동안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고등학생 5명 중 1명(20%)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CNN은 “특히 최근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은 인종·국적 차별로 인해 더욱 높은 괴롭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조슬린의 죽음이 보도된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학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조슬린의 어머니 마르벨라 카란자는 학교의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은 기자

숨진 조슬린양./Cook County Boys & Girls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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