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격언 “5월엔 팔고 떠나라”…올해는?

차익실현 하고 ‘건전한 후퇴’…일각선 “더 오른다” 만류도

세계 금융중심 뉴욕 월가에서 ‘5월 팔고 떠나라’라는 격언이 올해도 통할까. 이 격언은 통상 11월부터 4월까지 주식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고점 부근인 5월 매도하는 편이 좋다는 얘기다. 지금까지만 보면 지난 6개월 동안 상승장이었다는 점에서는 올해도 이 격언을 따라야 할 것 같다.

월가 격언을 인식한 듯이 뉴욕 증시는 지난 4월 마지막 거래일 강력한 실적에도 차익실현으로 인해 하락했다. 간판지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달 30일 0.7% 내렸고, 주간으로 보면 0.03% 올라 거의 변동이 없었다. 월간으로 보면 5.4% 상승했고 올들어 11% 뛰었다.

하지만 크레딧스위스는 강력한 기업실적이 남았다며 5월에 팔라는 격언에 반하며 연말 S&P500 목표가를 높여 잡았다. 조나단 콜럽 크레딧스위스 수석미국주식 전략가는 “올해 S&P 목표가를 현 수준보다 9.2% 높여 4600로 상향한다”며 이 지수가 올 한해 전체 22.5%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록커펠러글로벌 글로벌패밀리오피스의 지미 창 수석투자책임자(CIO) 는 지난주 시장이 긍정적 소식들을 증시에 덜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기업들이 진짜 강력한 실적을 내놓았지만, 주가 상승세는 주춤했다”며 “너무 좋은 소식의 가격이 할인됐다는 신호다. 시장이 숨고르기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창 CIO는 5월 매도하는 편이 좋다고 평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후 증시가 30% 뛰었다”며 “지난 6개월 동안 증시가 매우 좋았나는 점에서 올해도 ‘5월 팔고 떠나는 것’이 다소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증시는 횡보하겠지만, 이는 건전한 후퇴일 것이라고 창 CIO는 평가했다.

5월 매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이번주에는 4월 고용보고서, 기업실적,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 연설에 귀기울어야 하겠다. 특히 7일 나오는 고용지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높다.

신규고용이 3월 91만60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월 100만명을 쉽게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CNBC방송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은 4월 신규고용을 최소 70만명에서 최고 210만명으로 잡고 있다. 다우존스 집계 예상치로 신규고용은 97만800명이고, 실업률은 5.8%다. 3월 실업률은 6%였다.

신규고용은 연준의 테이퍼링(완화축소) 논의에 불을 지필 수도 있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테이퍼링을 일축했지만, 시장에서는 6월 FOMC에서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롭 카플란 달라스 연준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연준이 채권매입 축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시장과 경제 사이 격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여기에 기업의 실적 호재도 테이퍼링 논의를 가속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S&P500 기업들 중에서 303개가 1분기 실적공개를 마쳤는데, 이 중 87%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는 S&P500기업의 1분기 순이익 성장률이 평균 46%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은 이번주 예정된 주요 지표와 실적 일정이다.

◇3일
어닝: 로우스, 에이비스버짓
지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건설지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연설

◇4일
어닝: 화이자, CVS헬스, 듀폰, T모바일, 하얏트호텔, 프루덴셜파이낸셜
지표: 무역수지, 공장주문

◇5일
어닝: 제너럴모터스(GM), 힐튼호텔, 우버, 엣시, 메트라이프, 징가
지표: ADP고용, 서비스 PMI

◇6일
어닝:레제네론, 비아콤CBS, 켈로그, 모더나, 비욘드미트, AIG, 드롭박스, 엑스피디아 로쿠, 펠로톤인터액티브
지표: 주간실업수당청구, 생산성 및 단위노동비용

◇7일
어닝: 지멘스, AMC네트워크
지표: 고용보고서, 소비자신용, 도매재고

뉴욕증권거래소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