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리치’ 현금 비중 늘리는 이유는?

아시아 초고액 자산가들 “포스트 코로나 투자기회 또 온다”

아시아권 부유층들이 현금 보유분을 늘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미 저점을 찍고 급반등한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투자 기회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최대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조지프 푼 자산관리(PB) 대표는 블룸버그에 “고객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이 40% 수준으로 높아졌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3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DBS의 전체 자산관리액 2510억 싱가포르달러(약 220조원) 가운데 일부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푼 대표는 “고객들이 평소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려고 하고 있다.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며 “초고액 순자산가(ultra-high net worth individuals·UHNWIs)들은 좋은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산만 최소 3000만 싱가포르달러(262억원)에 달하는 자산가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이어지면서 경제가 다시 악화하고 저가매수가 가능할 것으로 고액자산가들은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망한 투자처로는 금융자산, 이커머스, 물류 등이 꼽힌다.

동시에 올해 급반등 장세에서 매수 기회를 놓친 자산가들의 다소 막연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폭락한 직후 유례없는 랠리를 이어왔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도 4월 저점 대비 43% 치솟았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점포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