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부른 질병”…고립 노인 당뇨 34%↑

USC 연구팀, 표본 분석…혈당관리 실패 위험도 75% 더 높아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노인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외로운 노인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34% 높고, 혈당 조절 실패 가능성도 7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켁 의과대학의 사미야 칸 박사 연구팀은 1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연례 학술대회(ENDO 2025)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된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데이터를 바탕으로 60세에서 84세 사이 노인 3833명의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이 표본은 미국 내 약 3800만 노인을 대표하는 규모다.

연구팀은 사회적 고립이 노인의 당뇨병 발병과 혈당 조절 실패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건강 변수들을 보정한 뒤에도, 사회적 고립 상태의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34% 높았고, 혈당 관리 실패 확률은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칸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로움과 사회적 단절은 점점 더 중요한 건강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의료진이 고령 환자를 진료할 때 ‘사회적 고립’을 건강결정요소(Social Determinants of Health)로 적극 인식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미국 전체 인구를 대표하는 국가 단위 표본을 활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정책 수립과 보건의료 체계 개선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칸 박사는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외로움의 유병률 확산을 감안할 때, 사회적 연결성은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건강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의료와 복지 현장에서 사회적 고립을 조기 파악하고 개입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미국 내 당뇨병 환자는 약 380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상당수가 고령층이다. 노인 당뇨병은 단순 혈당 이상을 넘어 심혈관 질환, 신장 기능 저하, 인지기능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 및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tlanta K Media Illust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