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백신, 동물시험서 항체 생성 확인

‘ChAdOx1 nCoV-19’ 바이러스 복제 방지…면역력 강화는 미흡

옥스퍼드대학에서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동물시험에서 항체를 생성한 것이 확인됐다. 현재 해당 백신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며 이르면 올 여름 다음 임상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동물시험에서 백신 후보는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데는 성공했으나 면역 반응을 충분히 강화시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18일 바이오제약 업계 및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옥스퍼드 대학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ChAdOx1 nCoV-19’이 동물시험에서 항체 생성에 성공하며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복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옥스퍼드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지난 주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인 바이오알카이브(bioRxiv)에 공개됐다.

ChAdOx1 nCoV-19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해 코로나19 단백질을 전달해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원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예방을 위한 백신으로 개발 중이었다. 연구팀은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도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빠른 설계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영국에서 건강한 성인 1102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1·2상 시험이 진행 중이며 차질 없이 개발될 경우 9월 중으로 긴급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에 따르면 백신 후보 물질은 현재까지 1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투여됐다.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시험 후 영장류인 붉은털원숭이(또는 히말라야 원숭이) 6마리에 백신 후보를 주입했다.

지난 3월 NIH가 공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붉은털원숭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뒤 약 1~2주 가량 병을 유지하며 폐 영상에서 인간과 유사하게 폐침윤이 검출되고 코와 목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등 인간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주입한 생쥐는 항원인 S1, S2 단백질이 검출됐으며 면역물질인 면역글로블린G(IgG)가 생성된 것이 확인돼 면역 반응이 일어난 것이 확인됐다.

S1, S2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위치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하위 단백질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세포 표면에 있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와 결합해 세포 내부로 침입한다.

전임상시험을 함께 진행했던 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 따르면 백신을 맞은 원숭이는 모두 체내에서 일정 수준의 중화 항체를 만들어 낸 것이 확인된 반면 위약을 투약한 비교군에서는 항체가 생성된 원숭이가 한 마리도 없었다.

백신을 접종한 동물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잠복기 기간인 14일 후 검사결과 호흡기에서 바이러스 복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원숭이들은 모두 단일 용량을 주입했으며 면역과잉 반응도 일어나지 않아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었다.

연구팀은 동물시험 결과 백신 후보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를 막아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보였으나 면역력이 강화됐다는 증거는 충분히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옥스퍼드 대학은 17일(현지시간)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추가개발 및 대량생산 그리고 유통을 위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측은 9월까지 백신 3000만도스 그리고 올해 말까지 1억도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도 백신 개발을 돕기 위해 6550만 파운드(약 981억원)를 지원한다.

옥스퍼드대 백신 임상시험/BBC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