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TV 근로자 6만명, 내주부터 첫 파업 경고

임금인상 등 협상결렬시 18일 전국 단위 파업… 128년 만에

 “파업 돌입하면 할리우드 중단…영화·TV 산업 심각한 차질”

미국 영화·TV 산업에 종사하는 6만 명 근로자들이 다음 주부터 128년 만의 첫 전국 단위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며 넷플릭스 등 할리우드 제작사들을 상대로 경고장을 날렸다.

미국 영화·TV 제작에서 촬영, 무대, 소품, 메이크업, 의상 등을 담당하는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 ‘국제 극장 무대 종사자 연맹'(IATSE)은 13일 이러한 내용으로 근로조건 협상 시한을 설정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IATSE는 넷플릭스 등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를 대표하는 단체인 ‘영화·방송 제작자 연합'(AMPTP)과 임금 인상과 휴식 시간 보장 등 근로조건 개선 방안을 두고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슈 러브 노조위원장은 “현재 협상을 하고 있지만, 어떠한 긴박감도 없다. 협상 종료 날짜를 설정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대화만 할 수밖에 없다”며 할리우드 제작사들을 압박했다.

IATSE는 지난주 조합원 90% 참석에 98%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고 지도부에 협상 권한을 위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넷플릭스 본사 건물
로스앤젤레스(LA)의 넷플릭스 본사 건물 [Getty Images/AFP=연합뉴스 자료사진]

6만 명 조합원들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플러스, 아마존 비디오 등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산업이 성장하면서 하루 근로시간이 최대 14시간에 이르는 등 업무 환경이 열악해졌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임금 인상과 휴식, 식사 시간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할리우드 제작사를 대표하는 AMPTP는 성명을 내고 영화·TV 산업의 중단을 막기 위해 성심껏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IATSE가 실제 파업에 들어간다면 “영화와 TV 제작 중단을 초래하고 캘리포니아 할리우드를 넘어 조지아와 뉴멕시코, 여타 북미 지역 촬영 작업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타격을 입은 영화·TV 산업에 이번 파업은 ‘심각한 차질’을 안겨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업계는 지난 2007년 말 영화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 작가들의 파업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당시 파업은 해를 넘겨 3개월간 이어졌고 TV 제작자들은 드라마 재방송 등으로 편성을 때우는 파행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