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변종 코로나 확산에 런던 ‘긴급 봉쇄’

기존 3단계 대응 시스템에 한계…4단계 신설해 적용키로

비필수업종 문닫고 이동제한…성탄시즌 완화조치도 축소

영국 정부가 수도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자 긴급 봉쇄조치를 단행하기로 했다.

19일 BBC 방송,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토요일인 이날 각료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한 뒤 런던 등 일부 지역을 코로나19 대응 4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정부는 4주간의 잉글랜드 지역 전면적 봉쇄조치가 끝나자 지난 2일부터는 지역별 3단계 대응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정부는 그러나 기존 3단계 대응 조치로는 최근 런던과 인근 지역에 빠르게 확산하는 변종 바이러스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4단계를 신설했다.

이어 런던 전체를 포함해 현재 3단계인 켄트와 버킹엄셔, 버크셔, 서리, 포츠머스 등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 루턴과 하트퍼드셔, 에식스 등 잉글랜드 동부 지역을 20일부터 4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4단계는 지난달 내내 지속된 봉쇄조치와 같은 수준이다.

모든 비필수업종 가게, 체육관, 미용실 등은 문을 닫아야 한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 등교, 보육, 운동 등의 목적 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물러야 한다.

야외 공공장소에서도 다른 가구 구성원 1명과만 만날 수 있다.

정부는 2주간 이 같은 조치를 적용한 뒤 오는 30일 지속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존슨 총리는 또 잉글랜드 지역에서 23일부터 5일간 적용하기로 한 크리스마스 시즌 제한 완화조치도 크리스마스 당일 하루로 축소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이 기간 최대 3가구가 ‘크리스마스 버블(bubble)’을 형성해 함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다.

‘버블’은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개의 버블은 한 가구 구성원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정부는 그러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5일 내내 이를 적용하지 않고 크리스마스 당일 하루로 제한할 방침이다.

4단계 지역에서는 아예 ‘크리스마스 버블’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를 1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입장이 급격히 선회한 것은 ‘VUI-202012/01’로 알려진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때문이다.

존슨 총리는 이 변종이 기존 바이러스 대비 감염력이 70% 더 크고, 재생산지수를 최대 0.4 높일 수 있어 대응을 강화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정부 발표에 따르면 1 아래로 내려갔던 영국의 재생산지수는 1.1∼1.2로 다시 높아졌다.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는 2만∼3만 명을 오가고 있다.

존슨 총리는 “신규 호흡기 바이러스 위협 자문그룹(New and Emerging Respiratory Virus Threats Advisory Group·NERVTAG)은 지난 며칠간 이 변종을 분석했다”면서 “변종이 더 심각한 질환이나 높은 사망률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훨씬 더 빨리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우리는 계획했던 대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는 없다”면서 “이런 조치를 발표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최고 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이 변종이 백신이나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현재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맷 행콕 보건장관은 지난 14일 하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런던 등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으며, 영국 과학자들이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