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앞 대선’ 바이든 굳히기냐 트럼프 뒤집기냐

바이든 전국단위 우세지만 경합주 안심못해…의회도 민주당 선전 흐름

트럼프 막판추격하며 4년전 역전승 노려…노인·여성·샤이 트럼프 변수

우편투표 급증에 결과 지연 가능성…불복·소송 극심한 후유증 우려도

미국의 4년을 이끌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24일로 꼭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수 끝에 대선 후보직을 꿰찬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패권국 미국의 세계 전략은 물론 동맹과 북한에 대한 정책에서도 차이가 커 대권의 향배는 한반도 정세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지표가 가리키는 승자는 바이든 후보 쪽이다.

선거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 8~22일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 결과 바이든 후보가 전국 단위로 50.7%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대통령(42.8%)을 7.9%포인트 따돌렸다. 지난 11일 10.3%포인트보다 격차가 줄었지만 바이든 우위는 유지되는 흐름이다.

RCP의 선거인단 확보 예측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232명을 얻어 125명의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 있다. 경합주 선거인단은 181명이다.

CNN방송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후보의 선거인단 예측치를 경합지역을 제외하고도 각각 290명, 279명으로 예측했다.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이자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넘은 것이다.

대선과 같이 치러지는 의회 선거도 여론조사 상으로는 민주당의 선전이 예상된다.

폴리티코는 100석인 상원의 경우 민주당이 53석, 공화당이 47석을 차지해 상원 다수당이 민주당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하원 역시 435석 중 민주당이 과반인 233곳에서 앞서는 것으로 분류했다.

여론조사 추세가 표심으로 이어진다면 민주당이 대권은 물론 상·하원까지 지배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선의 경우 승부를 결정짓는 경합주에서 격차가 작아 결과를 예단하면 안 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RCP 조사에서 북부 ‘러스트벨트’ 3곳과 남부 ‘선벨트’ 3곳 등 6개 경합주의 경우 바이든 후보가 4.0% 앞섰는데, 이는 전국 단위 격차의 절반에 불과하다. 남부 3개 주인 플로리다(1.5%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1.5%포인트), 애리조나(3.2%포인트)는 바이든이 오차범위 우위에 있다.

특히 2016년 대선 때 대부분 여론조사기관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귀결됐다는 점에서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둘러싼 의구심은 여전하다.

바이든 후보는 굳히기 전략 속에 남은 10일간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은 듯한 분위기인 반면 트럼프 후보는 막판 대반전의 드라마를 다시 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실제로 2016년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일을 7~10일 앞두고 맹추격하며 핵심 경합주에서 힐러리 후보를 따라붙거나 앞서는 결과까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4년 전 자신을 지지했지만 바이든 후보로 돌아선 노년층과 교외 여성층의 표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숨은 표심인 ‘샤이 트럼프’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사전투표가 실제 투표율 제고로 이어져 바이든 후보에게 도움이 될지, 아니면 대선 당일 현장투표를 사전투표로 돌린 수준에 불과할지도 변수다.

우편투표 급증은 개표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예년처럼 선거일 이튿날 당선인 확정이 이뤄지지 못한 채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부정선거’라는 프레임을 꺼내들고 대선 후 불복 가능성은 물론 소송전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한 상태다.

특히 당선인 발표가 상당 기간 늦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4년간 인종, 계층 간 갈등이 커지고 지지층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평가와 맞물려 미국 사회가 전례없는 혼돈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