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가장 맛있는 도시에서의 36시간
세상에는 단번에 마음을 빼앗기는 도시가 있다. 볼로냐가 그렇다. 북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의 주도인 이 도시는 첫눈에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테라코타빛 아치 포르티코(portico) 아래를 걷기 시작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그 도시의 것이 된다.
인구 40만의 작은 도시에 세계 최초의 대학(1088년 설립)이 뿌리를 내렸고, 수백 년째 같은 레시피로 라구 소스를 끓이는 노마(nonna, 할머니)들이 있다. 볼로냐는 서두르지 않는다. 대신 깊어진다.
◇ 금요일 오후: 도착, 그리고 첫 숨
여정은 붉은 탑 두 개가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두에 토리(Due Torri) 광장에서 시작된다. 현재 보수 공사 중인 두 탑은 12세기 중세 볼로냐의 상징.
그 아래 마조레 광장(Piazza Maggiore)과 넵튜노 광장(Piazza del Nettuno)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거대한 넵튜노 분수가 저녁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광장 한편에는 팔라초 페폴리(Palazzo Pepoli)가 있다. 14세기 귀족 저택을 개조한 볼로냐 역사박물관으로, 에트루리아 문명부터 중세 대학 시대까지 36개의 방에 도시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입장료 10유로, 와이파이 연결 후 영문 오디오 가이드를 켜면 두 배로 풍성해진다.
저녁은 2024년 말 문을 연 비스트로 우노 디 퀘스티 조르니(Uno di Questi Giorni)에서. ‘언젠간 이런 날이 오겠지’라는 뜻의 이름처럼, 기대를 살짝 넘어서는 곳이다.
볼로냐 전통 파스타는 메뉴에 없다. 대신 장작불에 구운 상추 샐러드, 훈제 삼겹살과 콜리플라워 퓨레(18유로)가 나온다.
다섯 가지 코스 서프라이즈 메뉴(65유로)를 주문하면 볼로냐 남쪽 마을의 소규모 양조장 카 델 브라도(Ca’ del Brado)의 와인-맥주 하이브리드 한 잔이 곁들여진다. 기묘하고 건조하고 미네랄하다. 볼로냐처럼.
◇ 토요일: 볼로냐의 숨결을 따라
아침은 카페 파파레(Pappare’)에서. 통밀 크루아상에 헤이즐넛 크림을 가득 채운 코르네토(1.90유로)와 더블 에스프레소 플랫 화이트(4유로) 한 잔. 창밖으로 교수와 학생들이 섞여 걷는 풍경은 덤이다.
오전 쇼핑은 비아 산 비탈레(Via San Vitale)를 따라. 프라텔리 브로케(Fratelli Broche)에서는 마돈나가 입었을 법한 장폴 고티에 크롭 탑(189유로)이 옷걸이에 걸려 있고, 몇 걸음 더 가면 낡은 베스파 광고 포스터(100유로~)를 파는 골동품 가게가 나타난다. 두에 토리 근처의 룩스 인 아트(Lux in Art)에서는 1654년 제작된 볼로냐 지도(250유로)를 만날 수 있다. 살까 말까 한참 고민하게 되는 것들.
점심은 모! 모르타델라 랩(Mò! Mortadella Lab)에서 샌드위치 하나. 볼로냐가 원산지인 모르타델라 햄에 훈제 프로볼라 치즈, 수제 감자 크로켓을 얹은 No.10 메뉴. 단돈 7.50유로 짜리 사치다.
오후에는 고고학박물관(Museo Civico Archeologico)에서 이집트 미라와 모자이크 바닥 앞에 서보자. 그리고 반드시, 젤라토 결투를 치러야 한다. 젤라테리아 지아니(Gelateria Gianni)의 ‘포르티치’ 맛(치즈케이크+솔티드 카라멜, 3.30유로)과 라 소르베테리아 카스틸리오네(La Sorbetteria Castiglione)의 다크 초콜릿(4유로). 두 가게 사이 20분 도보는 달콤한 죄책감을 씻어내기에 딱 알맞다.
저녁은 2025년 오픈한 보티글리에리아 비니벨리(Bottiglieria-Vinibelli)에서 자연주의 와인 한 잔. 지역 화이트 피뇰레토(6유로)에 사워도우 빵과 두 가지 치즈(12유로), 그리고 마늘 치미추리를 곁들인 행어 스테이크(15유로). 낮엔 와인숍, 밤엔 레스토랑으로 변신하는 이 공간의 영어 가능 직원이 당신의 다음 와인을 찾아줄 것이다.
밤은 칵테일 바 볼라레(Volare)에서. 논알코올 아페리티보 플로레알레(7유로)부터 마티니 일곱 가지 변주(10~15유로)까지. 조금 더 어둡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두 블록 떨어진 아이 코노셴티(I Conoscenti)의 프로젝트 칵테일(14유로)을 권한다. 버번, 쉐리, 화이트 초콜릿, 쓰촨 페퍼. 한 모금에 대륙 두 개가 들어있다.
◇ 일요일: 마지막 아침, 그리고 이별
떠나기 전 마지막 파노라마. 두에 토리가 2028년까지 공사 중인 지금, 팔라초 다쿠르시오(Palazzo d’Accursio)의 시계탑(높이 약 45m)이 대안이다. 온라인 사전 예약 필수. 1451년부터 돌아온 시계 장치가 정각을 알리는 순간을 탑 안에서 목격하는 것은, 시간 여행에 가장 가까운 경험이다.
마지막 식사는 트라토리아 다 메 넬라 토레(Trattoria da Me nella Torre)에서. 13세기 갈루치 탑 아래 자리한 이 레스토랑은 일요일에만 라자냐 볼로네제(17유로)를 낸다. TV 요리 경연 프로그램 우승자 엘리사 루스코니의 레시피로. 볼로냐에서의 마지막 한 끼는, 이 도시가 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도시로 불리는지를 조용히 증명한다.
포르티코 아래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걷는다. 기차역으로 가는 길, 볼로냐는 여전히 서두르지 않는다. 당신만 서두를 뿐이다.
◇ 여행 정보
미국에서 볼로냐 직항편은 없으나 로마, 밀라노 경유 가능. 공항~시내는 마르코니 익스프레스 모노레일(12.80유로). 시내버스 탭앤고(2.30유로). 구시가지는 도보로 충분하다.


Steffen Brinkmann, claimed to be Szs he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