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방문객과 셀카 찍은 곰, 거세당하고 쫓겨나

멕시코 당국 포획해 이주…”사람들이 문제”비난 일어

멕시코의 한 생태공원에서 야생 곰 한 마리가 여성 방문객에게 접근해 호기심을 보였다는 이유로 중성화 수술을 받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 조치된다는 발표가 나오자 공분이 일고 있다.

10일 BBC에 따르면 멕시코 몬테레이 치핑케 국립공원 관계자들은 지난달 한 수컷 흑곰이 여성 방문객에 접근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되자 방문객에 위험할 것으로 판단해 생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페이스북에는 무게 96㎏의 이 흑곰이 한 여성 방문객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흑곰은 일어나 방문객의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냄새를 맡았고 다리를 끌어당기기도 했다.

이 방문객은 흑곰이 두려우면서도 신기한 듯 가만히 움직이지 않으면서 손에 든 휴대전화로 슬쩍 셀카를 찍었다. 일행으로 보이는 다른 여성 2명은 꼼짝 않고 곰을 지켜봤다.

흥미를 잃은 곰이 물러서자 이 방문객과 일행들은 곰과 곧바로 멀찍이 떨어졌다.

이 곰은 평소 사람을 좋아해 공원 주변의 인가에도 종종 출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핑케 공원 인근 주민들은 이 곰을 친근하게 여기며 ‘치피’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곰이 때때로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북미에서는 흑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가 드물긴 하지만 1년에 평균 1명이 목숨을 잃는다.

멕시코 연방환경보호청(프로페파)은 이 곰이 또 공원 인가로 내려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뒤뜰에서 낮잠을 자던 곰을 생포했다.

마틴 바르가스 프리토 프로페파 야생동물관리 사무국장은 이 곰이 인간이 주는 먹이에 너무 익숙해졌다고 판단, 치와와주 시에라드니도산으로 이주시키기로 결정하고 이주 지역 곰들과 싸우지 않게 하기 위해 거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분노하면서 “곰이 문제가 아니라 셀카를 찍기 위해 야생 곰에게 먹이를 던지는 방문객과 공원 안내자들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