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업계 ‘차세대 먹거리’는 해상풍력

메이저 석유업체들 대규모 투자…재생에너지 업계 지각변동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신재생에너지를 대표하는 해상 풍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프랑스의 토탈 사가 영국 해상 부지 6곳의 풍력 개발업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일단 8억7900만 파운드(한화 약 1조3400억 원)를 보증금으로 내고 해상 풍력 개발에 착수한다.

이후 내년 부지 사용료와 함께 매출의 2%를 사용료로 지불한다. 이들이 매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는 7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NYT는 두 회사가 영국의 해상 풍력에 투자하는 액수는 수십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석유회사가 해상 풍력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키로 한 배경에는 기존 기술과의 호환성에 대한 평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해상 유전을 개발하기 위한 각종 기술과 경험이 해상 풍력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해상 풍력이 신재생 에너지 중에서도 가장 사업성이 있다는 것도 석유회사들의 판단이다.

데브 산얄 BP 가스·저탄소 에너지 분야 부사장은 “해상 풍력은 향후 20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할 분야”라고 말했다.

BP는 이번에 선정된 지역 외에도 아이리시해의 2개 지대의 해상 풍력 개발권을 획득했다.

BP는 4년간 18억 파운드(약 2조7600억 원)를 지불할 예정이다.

BP는 기존 석유 개발과 비교해 해상 풍력에 드는 돈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해상풍력 사업의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재생에너지 업계의 지각 변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해상 풍력 사업은 재생에너지에 특화한 소규모 업체들이 주도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해상 풍력 업체로 꼽히는 덴마크의 오르스테드사는 이번 영국의 해상 풍력 개발 입찰에선 단 한 군데에서도 낙찰받지 못했다.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제시하는 액수를 넘어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현금 동원 능력을 앞세워 해상 풍력 업계를 장악할 경우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전기 사용료도 인상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영국 해상의 풍력 개발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