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J&J) 백신 혈전, 왜 여성에게만 발생?

접종후 입원 6명 모두 여성…태아세포 이용 논란 주목

CDC 자문위, 사용여부 결정 연기…1~2주내 다시 회의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존슨앤드존슨(J&J·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사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연기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CIP는 얀센 백신의 부작용 위험에 대한 정보가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며 이 백신의 사용 여부에 대한 표결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ACIP는 1~2주 이내 다시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CDC의 접종 정책 자문 기구인 ACIP는 미국에서 얀센 백신을 접종한 뒤 6명이 혈전 증상을 보이자 이 백신의 임상 데이터에 대한 검토에 돌입했다.

부작용을 보인 접종자 6명은 모두 18~48세 여성으로 이 중 1명은 사망하고 2명은 위중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혈전 현상이 가임기의 여성에게만 나타나자 일부에서는 얀센 백신의 혈전 부작용이 경구용 피임제의 부작용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언론들은 “얀센 백신 접종자들에게 나타나는 혈전 현상은 모두 뇌에 나타난 반면 피임제 관련 혈전은 대부분 다리 쪽에 나타난다”면서 “혈전이 나타나는 패턴도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얀센 백신이 낙태된 태아의 세포(Fetal cell)를 이용하기 때문에 나타난 부작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네스라스카 메디신 저널 등 의학전문지에 따르면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은 지난 1985년 네덜란드에서 나온 낙태 태아 세포를 이용하긴 하지만 세포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들어진 PER.C6라는 물질을 이용한다.

얀센은 이 물질을 이용해 감기 바이러스인 아데노 바이러스에 코로나19의 스파이크를 적용해 벡터 바이러스를 만드는 방식으로 백신을 제조했다. 전문가들은 “낙태 세포의 배양물질을 이용하는 방식은 홍역 백신 등을 만드는데 널리 이용되기 떄문에 제조방식 때문에 혈전이 일어났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WSJ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에선 720만회분의 얀센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이 중 약 150만회분이 18~50세 여성에 접종됐다.

ACIP는 혈전 형성 문제를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미국이 확보한 다른 코로나19 백신 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얀센 백신 사용을 중단한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자문위원 중 한 명인 베스 벨 워싱턴 의대 교수는 “증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만큼 충분한 정보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오늘 이 문제를 표결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