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한인 교회들을 깨웠다”

폴리티코 “정교분리 입장 벗어나 목소리 내”

“교회도 인종차별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

한인성 4명 등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연쇄 총격사건이 터지면서 그동안 사회적 이슈에 침묵해왔던 미국내 한인 교회들이 급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폴리티코는 27일자 특집기사를 통해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 한국계 미국인 목사들에게 정치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강단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라’고 촉구하는 목회자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복음주의를 지향하는 한인 교회들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정치적 행위를 금지해왔으며 시위에 참여하는 것도 세속적인 문제라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연쇄 총격사건은 한인사회는 물론 한인 교계마저 바꾸고 있다. 한인 교계 지도자들이 변화를 선도하며 이 운동의 선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최근 11명의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중단 운동을 벌이고 있는 애틀랜타중앙교회 한병철 목사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교회는 더 이상 인종차별에 대해 침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이번 사건을 통해 그동안의 무관심과 무책임함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면서 “지금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각성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마리에타 임마누엘 한인감리교회의 이준협 목사는 “이민자와 아시아계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인 교회와 아시아계 단체들이 힘을 합쳐 의원들에게 제도적 변화를 시행하도록 더 많은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장로교회 한인교회 전국총회(NCKPC) 최병호 총회장(베다니장로교회 담임목사)은 최근 총회 소속 목회자들에게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설교에 담도록 독려하는 성명서를 발송했다.

폴리티코는 한인 교회들의 이같은 ‘변신’이 한인사회의 세대교체와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인종그룹과 마찬가지로 한인 1세대의 경우 보수주의적 성향을 띠며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젊은 세대들은 백인 위주의 정책을 펼치는 공화당이 한인들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한병철목사가 지난 21일 열린 희생자 추모와 아시안 증오범죄 중단을 위한 범 그리스도인 기도회에서 설교하고있다./Atlanta K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