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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천식 환자는 왜 코로나 중증 적을까?

paul 2 months ago (Last updated: 2 months ago) 1 minute read 0 comments

점액 분비 자극하는 인터류킨-13, 감염 전 과정 억제

노스캐롤라이나대 “폐감염증 등 중증 차단에도 효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한 기도 상피세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한 기도 상피세포 건강한 세포(분홍색), 점액(녹색), 자멸사 과정에 들어간 감염 세포(청색)가 확연히 구분된다. [노스캐롤라이나 의대 에레 교수 랩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변이보다 전염력이 강하지만, 감염 증상은 심하지 않다.

실제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돼도 대부분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상 또는 독감과 비슷한 중등도 증상에 그치고 상당수는 무증상으로 모른 채 지나간다.

그렇다고 오미크론 변이로 사망하는 환자가 없는 건 아니다.

전파 속도가 아주 빠른 오미크론 변이는 폐 조직 깊숙이 퍼져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국에선 오미크론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가 올해 들어서만 수천 명에 달했다.

그런데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 종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특이한 현상이 과학자들의 눈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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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천식 환자가 유난히 오미크론 감염에 강하다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천식 환자는 중증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진행되는 경우가 훨씬 적다.

비슷한 만성 질환인 COPD(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나 폐 기종 환자는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매우 크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UNC) 의대 과학자들이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를 밝혀냈다.

염증성 사이토카인(면역 단백질)인 인터류킨-13(IL-13)이 핵심 역할을 했다.

IL-13은 숙주세포의 ACE2 발현 등을 제어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포 감염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하려면 먼저 세포 표면의 ACE2(앤지오텐신 전환 효소)와 결합해야 한다.

UNC ‘마시코 폐 연구소'(Marsico Lung Institute)의 카밀 에레(Camille Ehre) 조교수가 주도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으로 실렸다.

연구를 주도한 카밀 에레 박사
연구를 주도한 카밀 에레 박사 [노스캐롤라이나대 홈페이지]

논문의 수석저자를 맡은 에레 교수는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중증까지 잘 가지 않는다”라면서 “여기엔 어떤 생물ㆍ역학적 이유가 존재할 거로 믿었다”라고 말했다.

인터류킨(interleukin)이란 명칭은, 백혈구 사이에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이란 의미로 붙여진 것인데 지금까지 10여 종의 인터류킨이 발견됐다.

‘도움 T세포 2형'(Th2)에 의해 생성되는 IL-13은 조직 염증, 상피세포 증식, 점액 과다분비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IL-13이 천식 환자의 신종 코로나 감염을 막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는 걸 확인했지만, 염증을 촉발하는 IL-13을 직접 치료제로 쓸 수는 없었다.

코로나19 환자의 병세가 위중해지는 덴 여러 가지 건강 요인이 작용한다. 물론 여기엔 COPD 같은 만성 폐 질환도 포함된다.

그런 측면에서 곰팡이, 꽃가루, 동물 털 등의 항원에 과민반응하는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가 유난히 코로나19에 강하다는 건 매우 흥미로웠다.

연구팀은 먼저 기도 상피세포의 이물질 배출 메커니즘을 조사했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기도 상피세포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했더니, ACE2 수용체에서 특이점이 드러났다.

ACE2의 발현 도에 따라 감염 세포의 유형과 감염 후 바이럴 로드(viral loadㆍ바이러스량)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점액으로 뒤덮인 기도 상피의 섬모세포로부터 바이러스가 집단 탈출하는 것도 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또 바이러스 감염으로 세포 내에 심한 병리적 변화가 생긴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변화가 쌓여 정점에 이르면, 점액에 붙잡힌 바이러스 입자로 가득한 섬모세포가 아예 기도 표면에서 떨어져 나오기도 했다.

에레 교수는 “이탈한 섬모세포는 일종의 바이러스 저수지로 변해 확산과 전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면서 “아울러 폐 조직의 깊숙한 곳까지 감염 세포가 번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침입한 바이러스를 포박하는 데 많이 쓰여서인지, 감염된 기도 상피세포에선 주요 점액 단백질(MUC5AC)이 결핍됐다.

하지만 바이럴 로드는 계속 늘어났다. 점액 단백질을 분비하는 세포를 압도할 정도로 바이러스 감염이 맹렬히 진행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에게도 이 점액 단백질이 과도히 분비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천식 환자가 알레르기 항원에 노출되면 IL-13이 폐의 점액 단백질 분비를 자극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연구팀은 인간의 기도 상피세포에 IL-13을 적용해 천식 환자의 기도와 유사한 모델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바이러스 역가(viral titer), mRNA 수치, 섬모 세포 이탈 비율, 전체 감염 세포 수 등을 측정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모든 수치가 현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도 상피세포에서 아예 점액을 제거해도 낮아진 수치엔 변화가 없었다.

이는 IL-13이 신종 코로나 방어 효과를 내는 데 다른 요인이 작용한다는 걸 시사한다.

대량 RNA 염기서열 분석에서 의문이 풀렸다.

하나같이 기도의 면역 방어에 중요한 당단백질 합성(glycoprotein synthesis), 이온 운반, 항바이러스 과정 등의 제어 유전자를 상향조절하는 게 바로 IL-13이었다.

IL-13은 또 ACE2의 발현 도를 낮췄고 세포 내 바이럴 로드와 세포 간 전파를 억제하는 데도 관여했다.

한마디로 IL-13은 바이러스의 세포 침입부터 침투 후 증식, 증식 후 전파까지 전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IL-13의 이런 작용은 결과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심각한 폐 감염증 등을 일으키지 못 하게 했다.

에레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중증 질환으로 진행하는 걸 막으려면 가능한 한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는 걸 재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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