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앨커트래즈’ 이민자 구치소 60일 내 철거 명령

연방법원 “환경영향평가 위반”…플로리다주 “항소”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내에 건설 중이던 이민자 구치소, 이른바 ‘악어 앨커트래즈’가 연방법원으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았다.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은 점이 결정적 이유다.

2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플로리다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이 구치소 건설을 중단하고, 이미 세워진 임시 구조물 또한 60일 이내 철거하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은 “연방기관이 주요 건설 계획을 수립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는 **국가환경정책법(NEPA)**을 근거로 들었다.

이 시설은 원래 폐공항 부지에 조성됐지만, 주변은 습지로 둘러싸여 있어 흰따오기 등 멸종위기종 10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과 원주민인 미커수키 부족은 “습지 파괴가 불가피하다”며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구치소 예정지는 마이애미에서 서쪽으로 약 50마일(약 80km) 떨어진 지역으로, 악어를 비롯한 각종 야생동물이 서식한다. 험준한 지형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철통 교도소 앨커트래즈에 빗대 ‘악어 앨커트래즈’라는 별명이 붙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지난달 임시 시설을 직접 방문해 “가장 위협적인 이민자들을 구금할 곳”이라며 “이곳에서 나가는 유일한 길은 추방뿐”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플로리다 주정부는 “시설 운영에 연방정부가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NEPA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반발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주정부는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한편, 플로리다주는 이번 구치소 철거와 별도로 주 북부의 폐쇄 교도소를 새로운 이민자 구치소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악어 알카트라즈 전경/Florida Attorney General James Uthmeier/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