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도 ‘허리띠’…총장 연봉 줄줄이 삭감

코로나19에 재정압박 가중…8곳중 4곳, 최고 25% 감봉

천문학적 기금(endowment)을 자랑하는 미국의 ‘부유한’ 명문사학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찬바람을 피해가진 못하고 있다.

전국적인 경기침체로 재정 압박이 커지면서 총장 연봉도 잇따라 삭감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동북부 8개 명문사학을 뜻하는 아이비리그 대학의 절반이 총장 연봉을 삭감하기로 했다. 하버드대 로런스 바카우 총장은 25% 감봉에 동의했다. 2018년 7월 취임 직후 6개월간 57만달러를 받은 것을 고려하면, 연간 114만달러 기준으로 약 29만달러가 깎이는 셈이다.

마사 폴락 코넬대 총장의 연봉도 20% 줄어든다. 그밖에 브라운대, 다트머스대도 총장 연봉을 삭감하기로 했다.

감봉까지는 아니지만, 컬럼비아대학 총장 및 학장들의 연봉도 동결된다. 블룸버그의 납세 기록 분석에 따르면 아이비리그 총장들의 연봉은 2018년 기준 평균 140만 달러다.

아이비리그 대학의 이런 조치는 ‘코로나19 경기침체’로 대학 재정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막대한 기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재정압박에 직면한 것은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특히 하버드대 재단은 무려 409억 달러(약 50조4천억원)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대학 기금 중 최대 규모다.

아이비리그 대학 역시 예산의 상당 부분을 기금운용 수익으로 충당하는데, 유례없는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재정난을 대외적으로 알리려는 정치적 포석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 등은 ‘경기부양 패키지법’에 의해 배정된 지원금을 신청했다가, 정치적 비판 여론 속에 지원금을 포기한 바 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학을 겨냥해 각종 세금혜택을 박탈하겠다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하버드대 동상 [신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