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노인 보호나선 청년들 “같이 걸어줄게요”

캘리포니아주 북부 일대서 증오범죄 급증하자 자원봉사 물결

캘리포니아주에서 최근 아시아인, 특히 노인들을 대상으로 벌어진 일련의 증오범죄 이후 이들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10일 보도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 북부 오클랜드의 차이나타운에선 90대 노인이 무차별 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샌프란시스코에선 집밖을 산책하던 80대 태국인 노인이 묻지마 폭행을 당한 뒤 사망했고 새너제이에서도 한 베트남 여성이 강도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모든 사건이 일주일 사이 발생했다.

이후 소셜미디어에는 노인들과 함께 걷기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제이콥 아제베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혼자 돌아다니기 불안한 아시아계 고령층 이웃들이 있다면 함께 걸어 보호해주겠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아제베도의 게시물은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약 700명이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 노인들을 에스코트해주는 이 ‘컴패션 인 오클랜드'(CIO)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에서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범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CIO에 참여하고 있는 제스 오영은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게 유감이긴 하지만 새로운 일은 아니다”라며 “점점 더 악화돼 더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노와 증오를 느끼고, 어쩌면 부정적인 방법으로 행동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게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고 증오에 증오로 맞서는 것이 우리가 더 나은 나라나 공동체가 되는 것에 가까워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CIO는 비영리 단체 자격을 취득한 뒤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홍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아시아계 노인들을 겨냥한 증오범죄를 막기 위해 청년층을 주축으로 노인들을 에스코트해주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