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리 살해 백인 남성 3명에 무기징역 선고

2명엔 가석방 불허…형량 선고되자 피해자 부모 눈물

아버리 살해범들. 왼쪽부터 트래비스 맥마이클, 윌리엄 브라이언, 그레고리 맥마이클
아버리 살해범들. 왼쪽부터 트래비스 맥마이클, 윌리엄 브라이언, 그레고리 맥마이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지아주에서 조깅하던 흑인 청년을 쫓아가 총으로 살해한 백인 남성 3명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7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조지아주 글린카운티 법원은 이날 그레고리 맥마이클(66)과 아들 트래비스(35), 이웃 윌리엄 브라이언(52)에게 살인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맥마이클 부자에게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아버리는 조깅을 하던 중으로 파악됐으며 범죄에 연루됐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은 조지아주의 시민체포법에 따른 것이었다며 항변했다. 1863년 제정된 이 법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이유가 있는 경우 일반인에게도 용의자를 체포할 권리를 부여했는데 재판이 진행 중이던 작년 5월 폐지됐다.

판사는 이날 선고에 앞서 아버리가 5분간 추격당하며 느꼈을 공포를 거론하면서 1분간 말을 멈췄고 침묵이 법정을 가득채웠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법정에 앉아있던 아버리의 부모는 눈물을 터뜨렸다.

아버리의 어머니는 이날 선고 전 법정에서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위협하지도 않았다”면서 눈물로 엄벌을 호소했다.

아버리의 아버지도 “내 아들을 죽인 사람은 아버지 옆에 앉아 있지만 내가 내 아들 옆에 앉을 기회는 식탁에서도, 연휴에도, 결혼식에서도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이 사건은 발생과 재판 과정 내내 인종적 편견의 작동 가능성으로 미 전역의 관심을 받았다.

비무장 흑인이 무장 백인들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으나 사건 발생 70여 일이 지나도록 아무도 체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공분을 샀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린 퍼진 사건 영상은 공분에 기름을 부었다.

아버리 사건은 같은 해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지는 사건으로 미 전역에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하면서 함께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