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가격 46년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4월 2.6% 급등….육류-달걀-참치 등 상승 주도

미국의 식료품 가격이 거의 반세기 만에 최고치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 전역에 내려진 외출금지령의 영향에 식료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4월 미국 식료품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1974년 2월 이후 46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0.8%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12일 CNBC에 따르면 연방 노동부는 지난달 식료품 물가가 전달보다 2.6% 올랐다고 발표했다.

육류·가금류·어류·달갈류가 4.3%, 과일·채소 1.5%, 시리얼·제과 제품이 2.9%, 유제품이 1.5%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상 식량을 비축하려는 미국 소비자들이 식료품을 사재기하면서 고기와 달걀부터 시리얼과 우유, 브로콜리, 오트밀, 참치까지 거의 모든 종목의 식료품 수요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뉴저지 소재 블리클리 투자자문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슈퍼마켓 선반이 텅텅 비면서 식품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며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수요가 무너지면서 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가 정체된 지역에선 코로나19가 공급 측면에 타격을 가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식료품 공급 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왔거나, 화물 운송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다. 2008년 이후 11년4개월 만에 최저다.

석유와 가솔린 수요가 줄면서 에너지 지수가 급락한 것이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는 0.4% 하락했다. 1957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가는 계속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자료사진/Image by Steve Buissinne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