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청정관광지, 방문객 오히려 늘었다

한국 국내여행,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형 급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한국인들의 국내여행 지형을 크게 바꿔놓았다.

23일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오픈한 관광특화 빅데이터 플랫폼 ‘한국관광 데이터랩’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전국 지역 방문자 수는 2019년도 대비 평균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국내여행을 즐긴 여행객 수는 감소한 가운데,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여행지보다 숨은 관광지, 비대면 자연관광지, 캠핑장, 수도권 공원 등은 오히려 늘었다.

또한 관광업종에 대한 지출도 2019년도와 크게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 방문객 5% 이상 늘어난 관광지는

이동통신 빅데이터(KT)를 활용해 기초지자체별 방문자 수를 분석해 본 결과, 인천공항이 자리한 인천 중구(-37%)와 경북 울릉군(-31%) 방문자가 가장 크게 줄었고, 서울 중구(-29%)와 서대문구(-27%), 종로구(-26%), 대구 중구(-26%)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양양군은 2019년도 대비 방문자 수가 10% 늘었고, 섬이 많은 인천 옹진군도 방문자 수가 7% 증가했다. 그 외 밀양시(7%), 고흥군(6%), 부산 기장군(5%) 등이 증가, 청정관광지로 인식하는 숨겨진 곳 방문 수요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 가장 큰 감소율 ‘3월 대구’, 가장 큰 증가율 ‘5월 강원’

시기별로 광역지자체 방문객 수를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았던 2020년 3월(-36%), 9월(-28%), 12월(-26%)에 지역 방문자 수 감소 추세가 두드러졌고, 가장 감소폭이 컸던 기간과 지역은 3월 대구(-57%)와 경북(-44%), 4월 제주(-44%), 8월과 12월 서울(-41%)이었다.

지난해 연중 방문자 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기간과 지역은 5월 강원(10%)이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기간이었던 10월에 강원(5%), 전남(8%), 전북(8%), 경남(8%), 경북(8%) 등에 일시적으로 방문자 수가 2019년도 대비 증가했다.

또한 12월은 거리두기 단계 격상, 겨울축제 축소 등 겨울여행 특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2019년도 대비 방문자 수가 2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 자동차 극장·캠핑장·골프장 늘고, 카지노·놀이시설 줄고

내비게이션 데이터(T map)를 활용한 관광지 유형별 검색건수 분석 결과, 2019년도보다 건수가 늘어난 곳은 대표 비대면 여행지인 자동차극장(144%), 캠핑장(54%), 낚시(42%), 해수욕장(39%), 골프장(30%) 등이었다.

반면 인구밀집 또는 실내관광지인 카지노(-62%), 놀이시설(-59%), 경마장(-58%), 과학관(-56%) 등은 검색건수가 크게 줄었다.

구체적인 검색건수 상위 관광지점은 2019년까지는 에버랜드, 롯데월드가 나란히 1위, 2위를 차지했으나 2020년도에는 자연관광지인 여의도 한강공원, 을왕리 해수욕장에 1, 2위를 내줬다. 특히 2020년에는 공원, 바다와 같은 자연관광지가 상위 검색지점을 대다수 차지했다.

◇ 관광업종 지출 크게 줄고, 골프장 지출은 늘어

관광업종 소비지출은 2019년도 대비 크게 줄었다. 2020년 BC카드 사용자의 관광업종 지출은 여행사 등 여행업은 -90%, 면세점 -90%, 영화관, 극장 등 문화서비스는 -73%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 이동을 꺼리면서 렌터카 지출은 2019년도 대비 57% 증가했고 체험형 레저스포츠 소비는 2019년도 대비 6%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충북(19%), 제주(4%), 강원(3%)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레저스포츠 소비가 오히려 증가했는데, 이는 골프장에서의 지출 증가가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레저스포츠 세부 유형별 지출은 테마파크가 속한 종합레저타운 지출이 -61%, 스키장 -51%로 크게 감소했지만 골프장 지출은 오히려 2019년도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 양양군 죽도해변(양양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