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40잔 강제로 마신 대학생 사망

‘대학생활 꽃’ 사교클럽 신고식서 참변

한 대학생이 사교클럽의 신입생 신고식에 참석해 과도한 음주를 강요받다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ABC 방송은 24일 오하이오주 볼링그린주립대의 사교클럽 ‘파이 카파 알파’에 가입한 후 신입생 신고식에서 술 40잔을 마시고 사망한 학생의 부모 코리와 샤리 폴츠를 인터뷰하고 당시 사건의 정황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들 부부의 아들로 볼링그린주립대 경영학과 2학년 스톤 폴츠(20)는 지난 4일 사교클럽 ‘파이 카파 알파’ 신입회원 신고에서 과음 후 의식과 호흡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흘 뒤인 7일 뇌사판정을 받고 숨을 거뒀다.

스톤의 어머니인 샤리는 “아들에게 신고식에 가야 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그냥 관례 중 하나여서 가야 한다. 하지만 가고 싶지 않다’라고 답해 잘 생각해보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샤리는 또 아들이 술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점을 걱정했으며, 스톤이 다른 친구에게는 40잔 분량의 술을 마셔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대학의 사교클럽들이 강한 베타성에 더해 가혹한 신고식으로 문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사교클럽 신고식은 역사가 유구해 사용자 참여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는 신고식에서 목숨을 잃은 학생을 정리해둔 페이지까지 따로 마련돼있다.

사교클럽 등에 가입한 대학생 55%가 신고식을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

볼링그린주립대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파이 카파 알파’ 운영을 무기한 중단시켰고 현재 수사기관과 함께 사건을 조사 중이다. 대학 측은 다른 사교클럽과 캠퍼스 안팎 모임을 모두 중단시켰다.

‘파이 카파 알파’ 중앙본부는 폴츠 사망사건 이후 성명에서 그가 참석한 행사가 “술과 연관된 캠퍼스 밖 신고식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파이 카파 알파’는 이어 볼링그린주립대 지부에서 벌어진 일을 비난하고 해당 지부에 운영중단과 수사협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1868년 버지니아대에서 처음 만들어진 대학생 사교클럽으로 미국과 해외 대학에 200개 이상 지부를 뒀다.

미국에서는 ‘파이 카파 알파’처럼 이름이 그리스어 문자로 구성된 경우가 많은 사교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대학생활의 꽃’ 중에 하나로 꼽힌다. 사교클럽에서 이뤄지는 사교생활을 일컫는 ‘그릭(Greek)라이프’라는 용어도 있다.

졸업 후까지 이어지는 인맥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학생들이 사교클럽에 가입하고 싶어하는 이유로 꼽힌다.

볼링그린주립대/대학 홈페이지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