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코너리가 스티브 잡스에 보낸 편지?

“애플 광고모델 안한다…다시는 연락하지 말라” 내용

소셜미디어 통해 화제…확인 결과 유머사이트발 ‘가짜’

최근 90세를 일기로 타계한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명배우 숀 코너리가 지난 1998년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에게 보냈다는 편지가 코너리 사후 화제가 되고 있다. 시대를 상징하는 두 ‘아이콘’간에 교류가 있었다는 의미여서 큰 관심을 모은 것이다.

1998년 12월 11일 작성됐다는 이 편지는 “잡스, 당신 영어 이해할 수 있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애플이나 다른 회사를 위해 내 영혼을 팔지 않는다. 당신이 주장하는 ‘세계를 바꾼다’는 슬로건에도 관심이 없다”고 적고 있다.

문제의 편지/Twitter

 

편지는 이어 “당신은 컴퓨터 세일즈맨이고 나는 제임스 본드다”라면서 “애플의 서투른 광고에 출연하는 것보다 내 커리어를 더 쉽게 망치는 일은 없으니 앞으로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숀 코너리의 서명까지 곁들여진 이 편지는 코너리 사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IT 전문매체인 더 버지(The Verge)는 이 편지가 애플 관련 유머사이트인 스쿠퍼티노(Scoopertino)에서 지난 2011년 만들어진 가짜 편지라고 보도했다. 이 편지는 당시에도 영국에서 진짜인 것 처럼 유포돼 화제가 됐었다.

한편 코너리가 말년에 치매를 앓았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코너리의 부인 미슐랭 로크브륀느(91)는 1일 영국 ‘메일온선데이’와 인터뷰에서 “남편은 치매를 앓았고 그 때문에 큰 타격을 받았다”며 “최근 그는 자신의 의사조차 표현할 수 없었다. 생활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첩보영화 대명사 ‘007’ 시리즈의 주인공 영국 정보요원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은 1대 배우 코너리는 지난달 31일 바하마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앞서 코너리의 아들 제이슨이 부친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최근 건강이 나빠졌었다”고 밝히긴 했으나, 코너리가 치매를 앓은 사실이 유족을 통해 확인된 건 로크브륀느의 이번 인터뷰가 처음이다.

로크브륀느는 “남편은 잠들어 있는 동안 죽음을 맞이했다. 아주 평화로웠다”며 “난 그와 계속 함께 있었고, 그는 그렇게 떠났다”고 말했다.

로크브륀느는 “이는 남편이 원했던 것이었다”면서 “그는 소란 피우는 일 없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크브륀느는 “남편은 남자들의 귀감이었다. 그가 없는 삶은 정말 힘들 것”이라며 “그는 화려했고, 우린 멋진 삶을 함께 살았다”고도 말했다.

로크브륀느는 코너리의 두 번째 부인으로 1975년 그와 결혼했다. 화가와 연극제작자로 활동해온 로크브륀느는 1983년엔 007 영화 ‘비공식’ 작품인 ‘네버세이 네버어게인’에 남편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코너리의 장례식은 유족과 친지들만 참석한 채 엄수될 예정이며, 코너리 측은 추후 별도의 추모식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