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1명 사망…범인 현장서 숨져
지난 8일 발생한 애틀랜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 총격 사건(속보)의 범인이 코로나19 백신 음모론에 심취했던 3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건은 8일 오후 늦게 발생했다. 범인 패트릭 조지프 화이트(30)는 CDC 건물 진입을 시도하다 경비원에게 제지당하자 인근 약국으로 이동, 갑자기 총을 꺼내 발포했다. 출동한 경찰관 한 명이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범인도 곧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의해 사살됐는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망한 경찰관은 미 해병대 출신으로, 입직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신참이었다. 현장에서 범인이 소지한 총기 5정이 회수됐으며, 대부분 부친 명의로 합법 등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트는 평소 정신질환을 호소하며 코로나19 백신이 자신의 건강 문제 원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부친은 최근 몇 주간 아들이 자살 충동을 겪었다고 경찰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가 CDC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이유가 백신과 관련한 강한 집착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직후 CDC 건물 유리창과 외벽에는 수십 개의 총탄 자국이 남았고, 현장에는 탄피가 널려 있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은 사망한 경찰관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하며 “공공보건 종사자들이 폭력에 직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네디 장관이 그동안 백신 불신을 조장해 온 발언과 정책으로 백신 음모론 확산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CDC 전직 직원 모임 ‘파이어드 벗 파이팅’은 성명을 통해 “케네디 장관은 과학과 백신 안전성에 대한 거짓말을 퍼뜨리고 CDC 직원들을 악마화한 책임이 있다”며 “백신과 CDC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케네디 장관은 취임 후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대상에서 건강한 어린이와 임산부를 제외하고, CDC 백신자문위원 전원을 해임했으며, mRNA 백신 개발 계약을 취소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