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베누’ 지구 충돌 확률 높아졌다

2300년까지 1750분의 1로…탐사선 자료로 궤도 불확실성 줄여

지구 충돌 위협하는 소행성
지구 충돌 위협하는 소행성 [유럽우주국(ESA) 제공]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수많은 소행성 중에서 ‘베누'(Bennu)를 탐사 대상으로 정할 때 지구충돌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당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만 한 베누가 2100~2135년 사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2700분의 1로 추정됐는데, 2년여에 걸친 오시리스-렉스의 탐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300년까지 1750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충돌 확률이 0.057%로 여전히 낮기는 해도 이전 추정치보다 더 높아졌다. 하지만 탐사선이 수집한 정밀추적 자료를 바탕으로 베누 궤도의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점에서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베누의 미래 궤도를 분석해 2300년까지 지구 충돌 확률을 1750분의 1로 산출했다. 또 충돌 위험이 가장 높은 날로 2182년 9월 24일을 꼽으며, 충돌 확률을 2천700분의 1, 0.037%로 제시했다.

1999년에 처음 발견된 베누는 ‘1950 DA’와 함께 태양계에서 가장 위험한 소행성으로 꼽혀왔다. 앞으로 100년 이내에는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없지만 2135년 지구와 달의 절반 거리밖에 안 되는 20만㎞ 이내로 근접해 지나간 뒤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이때 통과 시점과 위치에 따라 지구의 중력 영향을 받아 궤도가 바뀌며 충돌 코스로 들어서는 이른바 ‘중력구멍'(gravitational keyhole)을 지날 수도 있는데, 연구팀은 오시리스-렉스 탐사 자료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그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지구근접 소행성 '베누'
지구근접 소행성 ‘베누’ [NASA/Goddard/University of Arizona/EPA=연합뉴스]

폭이 약 500m에 달하는 베누가 지구와 충돌하면 공룡대멸종 때와 같은 충격은 아니라도 10~20배에 달하는 충돌구를 만들고 이 충돌구의 100배에 달하는 지역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한다.

파르노치아 박사는 “오시리스-렉스 자료는 훨씬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줘 2135년까지 매우 높은 확실성을 갖고 미래 궤도를 산출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까지는 이런 정확도로 소행성 궤도를 예측할 수 없었다”고 했다.

오시리스-렉스는 지난 5월 10일 베누에 대한 2년여의 탐사를 마치고 토양과 암석 시료를 갖고 지구로 귀환 중이며, 2023년 9월 24일 베누 시료를 지구에 떨구고 새로운 소행성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오시리스-렉스는 탐사할 소행성은 약 340m 크기의 ‘아포피스'(Apophis)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