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떼 감시해 자동 출격하는 스마트 드론 개발

과일 농장서 인간 조종 없이 자동 출격…상용화까지는 수 년 걸릴 듯

유해조류를 쫓기 위해 포도밭 위를 나는 수동조종 드론
유해조류를 쫓기 위해 포도밭 위를 나는 수동조종 드론 [WSU Agricultural Automation and Robotics Lab 제공]

드론이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영역을 넓혀가는 가운데, 인간이 직접 조종하지 않아도 과일을 노리고 접근하는 유해 조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쫓을 수 있는 스마트 드론 기술이 개발됐다.

워싱턴주립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시스템공학과 부교수 마노즈 카르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과수원의 유해 조류를 자동으로 포착해 퇴치하는 드론 시스템을 연구한 결과를 ‘농업용 컴퓨터 및 전자 장치'(Computers and Electronics in Agriculture)에 발표했다.

찌르레기나 까마귀 등은 애써 키운 사과나 포도 등의 상품용 과일을 훔쳐먹거나 흠집을 내 과수농가에 연간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유발해 왔다.

프로그램된 드론의 자동 출격 실험은 3단계에서 진행됐는데, 과수원으로 들어오는 새를 쫓거나 이미 들어와 있는 새를 쫓는데 약 90%의 성공률을 보인 것으로 발표됐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런 시스템을 연방 규정에 맞춰 개발하고 대형 과수원에서 진화하는 새들을 상대로 지속해서 효과를 거두려면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어 실제 상용화까지는 몇 년 더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카르키 교수는 “새들은 아주 영리해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곤 한다”면서 “몇 개월이나 몇 년 정도만 새를 쫓는 효과가 지속되는 시스템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새들이 현재는 드론의 움직임이나 윙윙대는 소리만으로도 겁을 먹고 달아나지만, 동료 새의 구조요청 신호나 매와 같은 포식자가 내는 소리를 추가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드론 모양을 포식자처럼 꾸미거나 프로펠러를 반사체 재질로 만들어 유해 조류를 쫓을 수도 있는데, 이런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연구해 결과물을 내놓는데 몇 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카르키 교수는 “과수 농가는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유해조류를 퇴치할 좋은 도구를 갖고 있지 못하다”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흥미로우며, 추가 연구를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