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강의로 커뮤니티와 함께 호흡’…한인 시장 뒤흔드는 새로운 마케팅 공식
지난달 애틀랜타 한인 커뮤니티에서 조용한 실험이 시작됐다. 글로벌 안마의자 브랜드 바디프랜드의 둘루스 매장이 강의실로 바뀌었다.
수강료도, 제품 홍보도 없었다. 오직 AI 실전 교육만 있었다.
애틀랜타K와 바디프랜드가 공동 주최한 ‘AI 실전 활용 아카데미’ 1기에는 약 60명이 참석했다. 4주 전 과정을 완주한 수강생은 50명이었다.
수료식에서 양사는 수료증과 함께 바디프랜드가 마련한 100달러 상당의 사은품을 전달했다.
수료 후 실시한 설문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참가자들은 “실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의 교육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한 수강생은 “소셜미디어 홍보 동영상 제작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고용하려 했는데 아카데미를 통해 직접 해결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수강생은 “1시간 30분을 운전해 참석했지만 충분히 가치 있었다”고 했고 다른 수강생은 “훌륭한 장소와 시간을 제공해 준 바디프랜드에 깊이 감사한다”고 전했다.
◇ ‘배움과 경험을 함께’…세계 유명 브랜드가 먼저 쓴 방법
마케팅 업계에서는 이 방식을 ‘에듀테인먼트 마케팅’이라 부른다.
쉽게 말하면 ‘팔기 전에 먼저 도움이 되는 것을 가르쳐 주는’ 방식이다. 소비자에게 유익한 정보나 기술을 먼저 제공해 브랜드에 대한 친근감과 신뢰를 쌓는 전략이다.
이미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이 방식을 활용해 왔다. 나이키는 무료 달리기 모임과 트레이닝 앱을 운영하며 제품보다 사람 사이의 연결을 먼저 만든다.
레고는 매장에서 어린이 창의 워크숍을 열어 아이와 부모가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경험하게 한다. 화장품 브랜드 세포라는 무료 메이크업 수업을 통해 고객이 직접 제품을 써보게 한다. 공통점은 하나다. 광고보다 경험을 통해 신뢰를 먼저 얻는다.
바디프랜드·애틀랜타K의 AI 아카데미는 이 전략을 한인 커뮤니티에 맞게 적용한 사례다. 소상공인, 전문직 종사자, 중장년층이라는 명확한 대상에게 AI라는 시의성 높은 주제로 실질적인 도움을 먼저 제공했다.
◇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어라’…광고보다 강한 자발적 관계
최근 디지털 마케팅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해 맞춤 광고를 보내는 방식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전 세계 마케팅 업계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
그 답 중 하나가 소비자 스스로 정보를 제공하고 브랜드와 자발적으로 관계를 맺게 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강의는 바로 이 방식의 핵심이다. 참가자가 스스로 신청하고 4주간 매장을 드나들며 브랜드와 직접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그 과정에서 쌓인 신뢰는 어떤 광고도 쉽게 만들어낼 수 없다.
바디프랜드 측은 아카데미 기간 내내 제품 홍보를 의도적으로 자제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것이 더 강한 결과를 만들었다.
수강생들이 매장을 오가며 안마의자를 자연스럽게 접했고 수강생 지인들의 체험 요청과 구매 문의가 이어졌다. 홍보 없이 입소문과 경험이 구매로 이어진 것이다.
◇ 매장이 강의실로, 강의실이 커뮤니티 사랑방으로
4주가 지나자 변화가 생겼다. 수강생들이 먼저 간식을 챙겨오기 시작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강의 전후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의 사업과 직업이 화제에 올랐다.
식당업주 , 가죽 세공 전문가, 틴트 업소 운영자, 프리미엄 티 딜러, 부동산 에이전트, 보험 설계사가 같은 강의실에 앉아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고 응원했다. 특히 참석한 비즈니스 오너들끼리 서로의 마케팅 기회를 갖는 기회까지 마련됐다.
“다음 주에 꼭 다시 오세요” 하는 말이 강의 마무리의 인사가 됐다. 처음에는 AI를 배우러 왔던 사람들이 어느새 이 모임 자체를 기다리게 됐다는 후기도 나왔다.
이것이 바디프랜드·애틀랜타K가 의도했든 아니든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결과물이다. 브랜드가 단순한 제품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모이고 연결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제품보다 사람이 먼저인 공간에서 형성된 유대감은 광고가 만들어내는 호감과는 차원이 다르다.

◇ 한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이 더 강력한 이유
브랜드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질 때 고객의 충성도는 훨씬 높아진다. 이는 글로벌 경영 연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한인 커뮤니티는 이 원리가 특히 강하게 작동하는 시장이다. 아는 사람의 추천과 직접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가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 미국 시장보다 훨씬 크다. 반대로 한번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바디프랜드·애틀랜타K의 전략은 이 구조를 정확히 겨냥했다. 지역 언론이 오랫동안 쌓아온 커뮤니티의 신뢰를 교육 프로그램으로 연결하고 브랜드는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키웠다.
실제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프로그램 참여 전 바디프랜드에 대해 “이름만 들어봤다”거나 “잘 몰랐다”고 했던 수강생의 95%가 참여 후 “바디프랜드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 한인 인구 최소 도시에서 판매량은 최고 수준
바디프랜드는 현재 미국에서 LA 메트로 지역 4개, 뉴욕-뉴저지 1개, 애틀랜타 1개 등 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인 인구 규모만 보면 애틀랜타 지점은 가장 불리한 조건이다.
그런데 판매량은 올해 미국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구글 리뷰 5.0을 유지하는 친절한 매장 서비스가 기반이 되고 애틀랜타K와 자회사 예스위캔마케팅의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이 그 위에 더해진 결과다.
지난해 10월 애틀랜타 코리안페스티벌에서 9000달러 상당의 안마의자를 경품으로 제공한 것도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었다. 당시 현장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한 비 한인 고객들이 현재도 매장을 찾고 있다.
◇ 디지털 시대일수록 ‘직접 만남’이 강하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경험의 가치는 더 올라가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광고가 넘쳐나는 시대에 소비자들은 화면 속 이미지보다 실제 현장에서의 경험을 더 신뢰하기 시작했다.
AI 강의라는 디지털 주제를 오프라인 공간에서 가르치고 그 공간에 브랜드 제품이 자연스럽게 놓여 있는 구조는 바로 이 흐름을 제대로 활용한 방식이다. 화면이 아닌 현실에서 브랜드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는 경험이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4월 28일 개설되는 2기는 화·수요일 주 2회로 운영된다. 최종 선발 인원은 각 반 15명씩 총 30명으로 제한된다. 교육 내용은 챗GPT·구글 제미나이·클로드 기본 활용, 비즈니스 이메일·홍보 문구 자동 생성, SNS 콘텐츠 제작, AI 개인 비서 구축 등이다. 수강료는 전액 무료이며 4주 수료증과 바디프랜드 프리미엄 기념품이 제공된다.
이 강좌가 주목받는 이유는 규모가 아니라 방식이다. 배움과 경험을 결합한 교육 마케팅, 소비자 스스로 관계를 맺게 하는 방식, 공동체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커뮤니티 전략, 그리고 직접 만남을 통한 신뢰 형성이라는 흐름이 한인 커뮤니티라는 토양에서 하나의 실험으로 모였다. 그리고 그 실험은 판매 수치로 결과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최고입니다”라는 일방적인 홍보 대신 신뢰를 먼저 쌓고 커뮤니티 안으로 들어가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이 모델은 한인 미디어와 지역 비즈니스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새로운 협업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