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사무실 늘어난다…은행권 위기 새 뇌관되나

재택근무 증가로 사무실 점유율 2년전의 절반

“상업용 부동산 가치 연내 20~25% 하락 예상”

20조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은행권에 새로운 위기를 불러올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CNN 비즈니스가 10일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금리 상황과 건물 가치 급락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대출이 많은 금융권에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정보 제공업체인 그린 스트리트에 따르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지난달 직전 고점 대비 15% 떨어졌으며 특히 사무용 건물의 가격 하락 폭은 더욱 큰 상태이다.

코언 앤드 스티어스의 부동산시장 전략가인 리치 힐은 부동산 대출이 예전보다 힘들어졌으며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부진한 모습이라면서 이 두 가지 요소가 큰 폭의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경기둔화까지 더해지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올해 20~25% 정도 떨어질 수 있으며 특히 사무용 건물의 경우는 가치 하락률이 30%를 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가치 하락은 부동산 담보 대출을 안고 있는 금융권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CNN 비즈니스는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사무실 대출의 55% 정도가 은행 대출이며 지역은행과 커뮤니티은행의 사무실 대출 비중도 전체의 23% 정도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가 2700억달러에 이르며 이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사무실 대출이라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정보 제공업체인 트렙은 추산했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에는 부동산 대출이 많은 금융권에 대한 불안이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파산으로 내몬 것과 같은 예금 대량 인출사태(뱅크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CNN 비즈니스는 전했다.

CNN 비즈니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상업용 부동산 문제에 대해 금융권이 여전히 강력하고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음에도 부동산 발 금융 혼란 가능성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넬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에스워 프리사드는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아직은 금융권 전체에 영향을 주는 상태는 아니지만 위기 전염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이 여신 기준을 강화하고 고객 다변화를 이룬 상태이기 때문에 상업용 부동산 시장 발 금융 혼란 가능성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CNN 비즈니스는 전했다.

실제 UBS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금융권 여신에서 사무실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5% 미만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존스랑라살(JLL)의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티안 울브리치는 급격한 금리 인상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기간을 지금 정도 수준의 금리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