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윌리스, 실어증 1년 만에 치매 판정

인지능력 저하로 작년 3월 은퇴한 뒤 뇌 손상 치매 FTD 진단

가족 “누구도 걸릴 수 있는 잔인한 질병”…사회적 관심 촉구

치매 판정을 받은 미국의 스타 배우 브루스 윌리스
치매 판정을 받은 스타 배우 브루스 윌리스 [AP 연합뉴스]

 

영화 ‘다이하드’ 시리즈로 유명한 액션 스타 브루스 윌리스(67)가 16일 치매 판정을 받았다.

윌리스 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그가 전두측두엽 치매(FTD)를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치매는 뇌 전두엽과 측두엽의 신경 세포 손상으로 발생한다. 전두엽과 측두엽이 수축하는 증상을 보이며 환자의 행동과 성격에 영향을 미치고 언어 능력 장애를 일으킨다.

윌리스 가족은 “FTD는 많은 사람이 들어본 적이 없지만, 누구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잔인한 질병”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행하게도 윌리스가 겪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그가 직면한 병의 한 증상일 뿐”이라며 “고통스럽지만, 마침내 명확한 진단을 받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저명한 의료센터 메이요클리닉에 따르면 FTD는 40∼65세 사이에 발병할 수 있고, 모든 치매 사례의 20%를 차지한다.

FTD 협회는 이 치매 판정을 받은 환자의 남은 수명이 평균 7∼13년이라고 설명했다.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한 '다이하드'의 한 장면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한 ‘다이하드’의 한 장면 [트위터]

윌리스 가족은 “오늘날 이 질병에 대한 치료법은 없고, 앞으로 몇 년 뒤에 바뀔 수 있기를 바라는 게 현실”이라며 윌리스의 진단을 계기로 FTD 환자와 치료법 연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성명에는 윌리스의 현재 아내 에마 헤밍 윌리스, 전 부인 데미 무어, 그의 다섯 자녀가 서명했다.

윌리스는 1970년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연기 생활을 시작했고 1980년대 TV 드라마 ‘블루문 특급'(원제 ‘문라이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을 가져다준 출세작은 존 맥티어넌 감독의 ‘다이하드'(1987)였다.

윌리스는 ‘다이하드’로 단번에 세계적인 액션 스타로 부상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 ‘죽도록 고생하는'(die hard) 뉴욕 경찰 존 맥클레인 역할을 연기했고,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영웅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윌리스는 골든글로브상, 에미상을 받았고 2006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도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