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시착 헬기 ‘두동강’…탑승자 모두 생존 ‘기적’

갓난아기 병원 데려가던 의료용 헬리콥터 주택가에 불시착 도중 사고

승객 4명 전원 큰부상 없이 구조…대낮 행인·주택 모두 피해 비상 착륙

필라델피아의 한 주택가에 갓난아기를 태운 의료 헬기가 불시착해 기체가 두 동강이 났지만 아기를 포함한 탑승자 4명이 모두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당시 헬기는 주변에 복잡하게 걸려 있는 전깃줄을 용케 피해 떨어졌고, 그 충격으로 땅에서 미끄러지다 교회 건물 밖 관목을 쿠션 삼아 멈춰 미국 언론들은 ‘기적이 일어났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A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11일 오후 12시 55분께 필라델피아 드렉슬힐 주택가 교회 옆에 의료 헬기가 불시착했다.

이 헬기는 펜실베이니아 프랭클린카운티 챔버스버그의 병원에서 생후 2개월 된 여아와 간호사 등을 태우고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하필 그곳은 드렉슬힐의 건물이 밀집한 주택가로 착륙이 여의치 않았고, 결국 헬기는 주택가 도로 교차로에서 불시착했다.

기체는 강한 충격과 함께 땅에 닿아 옆으로 넘어졌고, 그 여파로 도로를 가로지르며 미끄러져 인근 교회 건물에 충돌하며 멈췄다.

한 목격자는 “당시 헬기가 연기를 내며 상당히 낮게 날더니 두어 번 강하게 땅에 떨어졌다 다시 튕겨 올라갔고, 이내 옆면으로 다시 떨어져 땅에서 미끄러졌다”라고 말했다.

헬기엔 2개월 여아와 조종사, 승무원 등 총 4명이 타고 있었지만 큰 부상을 당하지 않고 무사히 구조됐다.

헬기 기체는 꼬리와 연결지점이 떨어져 나가 두 동강이 났지만 탑승객이 있던 본체는 다행히 파손이 크지 않았다.

구조당국은 당시 교회 옆에 전신주에 연결된 전선이 지나고 있었지만 헬기가 불시착 과정에서 전선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불시착한 헬기가 미끄러져 부딪힌 곳이 마침 교회 건물 옆에 심겨 있던 관목 더미여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른 목격자는 “헬기가 전선을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나를 포함해 땅에 있는 누구도 충돌하지 않고 불시착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티모시 번하르트 어퍼 다비 경찰서장은 “유아 환자를 포함한 탑승자 4명 중 아무도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은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항공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다. 사고를 당한 기체는 유로콥터 EC135이다.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