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목사 “아시안 여성들 무슬림처럼 거세해야”

뉴욕타임스 한인 여기자에게 교회 계정으로 이메일 보내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조작한 트윗에 속아 인종자별 폭언

한 백인 목사가 한인 여성 저널리스트에게 교회 계정으로 이메일을 보내 “아시안 여성들도 무슬림 여성들 처럼 거세해야 한다”고 주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미시간주 말콤타운십의 크리스천라이프처치 담임인 데이비드 먼스 목사는 지난 12일 뉴욕타임스 사라 정(Sarah Jeong)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같이 주장한 뒤 “백인남성들에게 악의를 갖고 있는 당신같은 아시안들이 문제”라면서 “두뇌가 죽은 진보주의자들에게 저널리즘이 통제당하는 세상이어서 당신같은 사람이 기자를 하고 있다”고 폭언을 퍼부었다.

데이비드 먼스 목사와 그가 보낸 이메일 전문./NextShark.com

 

2018년 뉴욕타임스에 채용된 사라 정 기자는 이전부터 백인들의 기득권 문화에 대해 강한 비판을 가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표적이 돼왔다.

극우 인종주의자들이 주로 모이는 전용 게시판인 4chan에는 사라 정 기자의 트윗이라며 “대머리 백인 어린이를 볼 때마다 백혈병에 걸려 죽기를 바란다”거나 “백인 남성들을 매달 추첨해 거세하면 좋겠다”는 등의 메시지가 게재됐지만 모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조작한 트윗으로 밝혀졌다.

4chan은 뉴질랜드 모스크 총기난사 사건의 주범인 백인 남성이나 유대인 회당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들이 주로 이용하던 ‘다크 웹’사이트이다.

먼스 목사는 이러한 트윗을 사실로 믿고 정 기자에게 이같은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이메일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위협과 욕설을 들어왔지만 교회 계정의 이메일로까지 이런 경험을 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소셜미디어는 분노로 들끓었고 한 이용자는 “누군가가 매주 예배에 앞서 그의 교회 앞에서 이 이메일을 큰 소리로 읽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먼스 목사는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4일 후인 16일 정 기자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내 “그 트윗을 당신이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면서 “내 진정한 사과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목사라는 사람이 인종차별 주의자들의 놀이터인 4chan에서 정보를 얻고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채 아시안 여성을 비하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 사람이 목회하고 있는 교회 교인들을 위해 기도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4chan이 사라 정 기자의 트윗이라며 허위로 올린 이미지. 이같은 주장을 담은 가짜 트윗 여러 개가 사라 정 기자의 명의를 도용해 유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