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 앞두고 공급망 확보 경쟁

WSJ “정작 개발돼도 문제…대량생산·유통체계 확보 필수”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이미 착수…운송·보안 등 과제 산적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사들이 한발 앞서 백신 공급망 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백신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판매하려면 글로벌 수요에 맞춰 대량 생산하고, 약품을 목적지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배달하는 체계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WSJ은 “백신 대량생산을 위한 원자재 및 공장시설과 더불어, 수백만회 분량의 백신을 철저한 보안과 온도통제 속에 신속히 유통할 채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모더나 등 백신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제약사들은 이미 공급망 확립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는 우선 백신의 주원료가 되는 약 성분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불활성화 감기 바이러스를 활용해 백신을 개발 중인 존슨앤드존슨은 바이러스 물량 확보를 위해 에볼라 백신 제조에 사용한 생물 반응기(체내 화학반응을 체외에서 일으키게 하는 장치)를 쓰되, 규모를 90배나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은 또 최근 미 제약제조사인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 등과 계약을 맺었으며 유럽과 아시아 지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WSJ에 전했다.

화이자는 ‘mRNA’라는 약 성분이 들어간 백신을 개발 중인데, 이 성분 제조를 위한 새 기계를 설계하고 생산 공장도 개조하고 있다고 WSJ에 설명했다.

백신을 담을 용기를 확보하는 작업도 벌어지고 있다.

용기 제작에 필요한 의료용 유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세계적으로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연방정부는 지난달 유리제조업체 코닝에 생산시설 확대와 코로나19 백신 용기 제작을 위해 2억400만 달러(약 2400억원)를 지원했다. 존슨앤드존슨은 백신 용기 2억5천만개를 미리 확보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이 완료된 백신을 각국 의료시설에 유통하는 작업도 필요한데, 이 작업에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우선 현재 팬데믹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항공편 수천 개가 운영이 중단돼 운송 수단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백신 온도 유지에 필요한 냉장 시설 등 특수 장비도 필요하고, 의약품 탈취를 막기 위해 보안도 강화해야 한다.

현재 미국에선 백신의 대량공급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미 정부는 백신의 신속한 개발 및 공급을 위해 제약사들을 지원하는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프로그램에 100억달러를 배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내년 1월까지 3억명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백신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의회도 업계에 약 250억달러를 지원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대량 생산한 백신을 각국에 유통하는 작업도 간단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