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신호, 방치하면 시력회복 어려워

“나이 들면 찾아오는 눈의 노화”…생활습관 통해 발병 늦춰

백내장은 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안질환이다. 안구의 수정체가 노랗게 변했다가 차차 하얘지면서 안 보이게 된다. 하지만 백내장은 질환이라기보다는 노화의 일부라고 봐도 된다. 이는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경률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에 따르면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질병이라 해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60대는 50% 그리고 80대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백내장이 나타난다.

현재까지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인데 발견이 늦으면 시력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항산화작용을 돕는 안약이 있으나 일단 백내장이 발병된 후에는 효과가 없다.

백내장 증상을 1~10 단계로 구분했을 때 1~5단계 까지는 병원에서 치료에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6단계 이상으로 넘어가면 상황이 다르다. 6단계부터는 수술 난이도가 높아지고, 수술 후 회복 기간도 길어진다. 또 너무 늦게 수술하면 시력 회복이 어려운 점도 있다.

반대로 초기에 발견했다고 바로 수술이 필요한건 아니다. 너무 이른 수술도 좋지 않다. 백내장 수술은 자신의 수정체를 인공 수정체로 교체하는데 인공 수정체 보다는 원래 자신의 수정체가 그래도 낫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내장이 어느 정도 진행돼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때 수술을 받는 게 가장 좋다.

백내장 수술은 노화된 수정체 대신 인공수정체를 주입한다. 수정체는 탄력이 있어 가까운 물체를 볼 땐 두꺼워지고, 먼 물체를 볼 땐 얇아진다. 하지만 인공 수정체는 탄력이 없어 두께 조절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백내장 수술 후에도 안경이나 돋보기가 필요하다.

수술은 보통 백내장이 빨리 온 쪽을 먼저 수술하고, 나머지 한쪽은 그 다음에 한다. 혹시 모를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인데 한쪽만 수술해도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많이 줄어든다.

백내장 수술 후에는 수술 부위가 감염되지 않도록 손을 청결히 하고 일주일 동안 눈과 주변을 씻어서는 안 된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예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좋은 생활습관으로 발병 시기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 항산화요소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고 눈이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을 녹내장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녹내장과는 다른 질병이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지면서 검은자위로 부르는 각막이 손상돼 투명했던 겉 부분이 초록빛으로 변한다.

녹내장은 눈에 맺힌 사물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이 파괴되면서 그 부분이 보이지 않는데 시신경이 한 가닥씩 망가져도 살아 있는 다른 시신경으로 시력이 보존되기 때문에, 환자는 실제로 시력을 잃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어느 순간 보이지 않게 되는데 그땐 이미 녹내장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서 교수는 “노화 과정인 백내장의 예방은 불가능하지만 좋은 생활습관을 통해 발병 시기를 늦출 수는 있다”며 “항산화요소가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눈이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선글라스를 멋을 위한 도구라 생각하지 말고, 눈 건강을 위해 평상시에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